(4면) 명품칼럼 갓바위 - 공천관람기
목포투데이 기자 / mokpotoday1@naver.com 입력 : 2022년 0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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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관통하는 명언 들은 많다. 그동안 목포투데이 지면을 통해 목포인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군 정태영 박사의 명품 칼럼을 소개한다. 22년 전인 1999년 부터 목포투데이에 게재된 정태영 박사의 칼럼 갓바위는 아직도 현대사회에 뜨거운 메시지를 던진다. <편집자 주>
공천 관람기 2000년 2월 23일
이 칼럼은 약 22년 전인 2013년 9월 15일 목포투데이를 통해 발표됐다. 당시 칼럼에 인용된 시대적 상황은 현재와 약간 다를 뿐, 이 글에서 지적하는 여러문제들이 아직도 우리들 사회의 진지한 고민거리라는 점에서 정태영 박사의 글은 전율감이 흐르게 한다. <편집자 주>
여야의 공천 진행과정을 보는 사람들마다 한마디씩 거들고 나선다.
"난장판이 따로 없군" "배반과 폭로의 계절이군" "정치무상, 비정함 뿐이야"
그도 그럴 것이 의원들이 연출하는 모습들이 진풍경이고, 처절함이고, 한 편의 연극이 연상된다. 한나라당의 공천대상에서 떨어진 여성의원 임진출 씨는 사무실 바닥에서 뒹굴며 울부짖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김호일 의원은 탈락에 항의, 하순봉 총장을 발로 급소를 걷어차고 주먹으로 얼굴들을 난타하는 장면들이 언론에 공개되었다. 이밖에도 민주당 공천에 탈락한 김상현 씨, 킹메이커로 일세를 풍미한 김윤환, 이기택 씨 등도 각각의 목소리를 연일 토해내고 있다.
정치권, 언론, 시민단체들의 관람평들이 연이어 쏟아진다.
"구시대 인물들을 드디어 ‘팽’시키는 군. 친정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피의 대숙청이야. 386세대를 가신들의 똘마니라고 공격하더니 결국 당하는군. YS계보원들도 한나라당 공천대상에서 거의 궤멸했다면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되는 거지."
시민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외쳐왔다. 계보정치와 보스정치들이 한국사회의 부정을 양산시키고 있다고. 그리고 제대로 된 민주주의 한 번 해보자고.
그러나 그런 꿈이 쉽게 이뤄지리라고 믿는 사람들은 없다. 정당정치와 공천이라는 제도가 투명하게 운영되지 않는 한 떨어지고 밀려나는 자들의 잡음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이를 반증하듯 이 쪽 저 쪽에서 이번에는 출마의 변으로 다들 난리다. "무소속으로 기어이 출마하겠다." "무소속 연대를 결성하겠다" "신당을 결성해 출마하겠다"
사태가 이러하다면 민주주의는 실종된 것이 틀림없다. 아마 이것도 민주주의의 시련 과정이라고 주장한다면 나는 이러한 모습들을 “그들만의 민주주의”라고 부르고 싶다. 하향식 정당 공천구조는 탄생 때부터 밀실공천과 충성심을 양성하는 정치 사관학교 노릇을 한다.
21세기 선거의 시대에는 인물들에게 ‘개혁성 의정활동 전문성 당선가능성 도덕성’ 등을 요구한다. 이것은 과거의 부패와 무능력을 벗어나자는 의미이자 무언의 공감대이다.
그러나 공천 과정에서부터 불었던 시민들의 낙선운동 및 바꿔 열풍의 결과는 어떠했는가.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명단 인사 중에서 새천년민주당은 12명, 한나라당은 17명을 공천했다. 자민련은 아예 대상자 전원을 공천하였다.
소수의 정치인들이 일방적으로 선정하여 관객들에게 공개하는 일종의 ‘공천 공연’이자 ‘예비 선거의 쇼’라는 냄새가 짙게 배어난다. 하긴 관객의 일부인 필자가 이러한 모습들을 한두 번 보는 것도 아니지만. 참정권이라는 값비싼 관람료를 내고 있으니. 이왕이면 신나게 박수치고 싶은 게 관람객들의 심정이 아니던가. 뭐 아직도 관람객들을 선거 때 딸랑 동그라미 하나치는 무표정한 군중으로 보는 정치인들이 수두룩하고, ‘정치구단, 킹메이커, 어르신네, 맹주'등 자칭 무대의 연출자들이 많은 판에.
낙천 리스트에 얼싸 추임새 넣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미운 놈 제거하는 데 사용하고, 투명 심사 부르짖다가 내 새끼 챙기며 꽃다발 걸어주는 통과의례로 삼고, 충성 맹세하면서 조마조마 기다리다 밀려나면 비수 들어 내밀고, 개혁이니 정의니 근사하게 외치다가 감투 주면 희희낙낙 충성 맹세하니 배알도 없는 게 이 판 아닐런지.
이러니 사람들 사이에 권력은 있으나 진정한 정치는 없다는 생각이 솟구친다. 관객들의 목소리도 들어보라고 외치고 싶어진다.
(정태영 박사 목포칼럼집 - 목포발청춘열차 50~52p, 뉴스투데이출판,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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