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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율의 순간, 보는 순간 꽂힌다
- 이강일 초대전
이강일 교수와의 첫 인연은 20여 년 전, 목포-영암 하구둑 벽화 논쟁에서 비롯되었다. 그 무렵 목포투데이는 이 교수의 철학과 도시미학적 조언을 바탕으로 조형도시로서의 목포 가능성을 심층적으로 보도했다.
독자들의 지지와 참여로 이루어진 이 시도는 공공미술의 공론장을 열어준 계기이기도 했다. 당시 우리는 ‘벽화’라는 장르를 통해 도시 공간에서 예술이 작동할 수 있는 구조적 조건과 미학적 한계를 집요하게 탐색했다.
그는 브리지포트와 뉴헤이븐을 사례로 들며, 목포 또한 전략적 도시브랜딩과 예술적 개입을 통해 문화수도로 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동시에 비전문가에 의한 조형물의 난립과 기능적 공공성 결여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의 일관된 메시지는 명확했다. “도시 외피의 조형은 미적 소비가 아닌, 공동체 정체성과 심리적 풍경을 담아야 한다.”
이제 이강일은 <길상도>를 통해 다시금 깊은 사유를 촉발한다. 공간 기반의 도시조형에서 탈주해, 이번에는 내면적 회화로 전환한 그는 통과의례로서의 죽음, 그리고 그 너머의 가능성을 화폭에 담아낸다.
화면은 단순한 회상이 아닌, 인류학적 리추얼과 회화적 아카이브가 교차하는 장(場)이다. 아이코노그래피적으로 재구성된 꼭두는 단순한 장례장식이 아닌, ‘리미널 공간’을 통과하는 심령적 안내자이자 예술적 메타포다. 청룡과 황룡은 생과 사의 경계를 해체하며, 모란과 백마는 윤회의 리듬을 상징하는 동적 기호로 재배치된다. 회화의 구성은 단순한 도상학을 넘어, 미학적 심층구조와 컬러 사이콜로지까지 고려한 통합적 조형언어로 진화했다.
죽음을 축제로 승화시키는 그의 시선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 미적 거버넌스로의 확장을 시도한다. 공공미술과 개인서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강일의 예술은 지금, ‘상징적 실재계’에서 ‘현상적 체험’으로 진입 중이다. 그는 여전히 묻는다. “오늘날 조형예술은 누구의 언어이며, 어디에서 작동하고 있는가?” 지금, 그의 <길상도>가 그 질문에 대한 가장 회화적인 대답이 되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글 : 정태영 미술관 정태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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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일 교수 전시회를 관람객에 설명하는 정태영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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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일교수 목포투데이 보도지면 2025.3.20. 16면 칼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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