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박사의 이 칼럼은 10여년 전 쯤 2013년 4월 목포투데이를 통해 발표되었다. 10여 년이 지나 목포를 비롯한 서남권 지역경제는 더 어렵고, 인구감소도 더 심하다. 칼럼에서 주장하는 여러 대책들은 아직도 유효하다.
미래형일자리 꾸준히 만드는 운동필요
2013년 4월 2일
이건 술자리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이다.
“강진 인구 4만 명 선이 아마 지난 3월 31일 무너졌을 거야. 2001년 인구 5만 명이 무너졌는데, 불과 12년 만이야. 지난 2월 말 4만 18명이었으니 19명만 줄어들면 4만선이 깨지는 거야”
“영암 대불 조선공단 쪽은 쑥대밭입니다. 내국인들은 일자리 찾아 군산으로 거제로 가고, 외국인들만 있어요.”
“무안 남악 쪽 건물들은 대다수가 ‘임대’ ‘임대’ 메모지가 한 집 건너 건물마다 휘날립니다. 들어왔던 사람들도 빠져나가는 추세입니다.’
“목포 차없는 거리나 장미의 거리 상권도 얼어붙었어. 매물로 나와도 누가 입질을 안해.”
지역경기가 어렵다. 서민들은 한숨이다. 중국 미국 등도 일본식 장기불황이 전염병처럼 엄습하고,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이미 올 경제성장률을 2.7%로 일본식 장기불황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많다. 무려 57%가 이렇게 분석하고 있다.
일본은 1990년대 중반에도 장기침체 늪에 시달렸고, 숱한 일본학자들과 국내학자들은 ‘장기침체의 원인분석에서부터 회생과정, 기업 시스템의 변화와 시사점’들을 쏟아 냈다.
그럼에도 또다시 2013년 유행가처럼 ‘일본식 장기침체’가 되돌아 온 논쟁이 되었다. 더 추가된 것은 중국 미국도 우려된다는 것이다.
과거형 일자리 의존 세계경제 장기침체
문제는 대부분의 학자들이나 정책전문가들이 국제금융질서와 세계경제의 돌파구에서 각종 해답을 내놓기가 일쑤고, 지역경제 차원의 노력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명확히 자칭 경제전문가들이 지역경제의 시각으로 국가경제나 세계경제를 보는 것이 아니라, 국가나 중앙정부는 예산 집행가로 인식하고, ‘지역’을 ‘예산 받는 사람들’로 보기 때문이다.
지역의 해결책도 중앙의 예산을 많이 배정해 달라든가, 대불공단 조선기업들에 대한 지원책을 늘려달라는 등의 보따리 타령이 많다.
이 와중에 목포시가 대양산단을 조성한다든가 세라믹산업 생산기반 시설을 구축한다는 등의 노력은 차세대 목포 성장 동력을 대비하는 자치단체의 노력일 것이다.
관심 깊게 지역경제를 살펴보면 “새로운 미래형 일자리 만들기가 부족하고 외부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크다”는 현상도 발견된다.
나는 세계적인 장기 경기침체의 공습이 세계경제 선도형 국가들의 몰락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미래형 직업과 과거형 직업의 충돌에서 시작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석탄 등 화석연료의 고갈, 정보화에서 시작되는 재래식 직업의 소멸, 무선 정보망의 확대는 신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지역의 경제적 힘을 가지고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동력을 쉽게 찾기는 어렵다.
세계 경제가 극소수만 호황을 누리는 시대가 당분간 계속된다는 의미다.
미래학 연구지인 ‘트렌즈’나 ‘더 퓨처리스트’ 학자들은 광학 컴퓨팅, 사물 지능망, 배양세포, 비정질 금속, 토륨,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뉴로마케팅 등이 앞으로 세계 경제지도를 뒤흔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변화들은 ‘일자리 없는 미래’를 가져오고 사람들은 살아남으려면 이제 ‘미래형 일자리를 찾아 열심히 일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변화에 탁월하게 적응하는 미디어 산업 등 몇 개 산업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일자리가 생로병사를 거듭하여 사람들은 누더기로 엮어진 직업 이력서를 계속해서 덧붙여 갈 것이다.
미래형 일자리로 목포를 살리자
미국은 10년 뒤면 현 직업의 80%가 소멸 진화하고, 호주의 한 연구는 10년 뒤 첫 일자리를 잡는 사람이 은퇴할 때는 40여 개의 직장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보인다.
실제 미국인들이 현재 약 8.7개 직장을 옮겨 다니다가 은퇴한다는 조사도 있다.
유엔 미래 포럼은 “일 있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고, 직업 정치인들은 자신의 일이 없어 소외당한다. 부자들이 더 돈을 버는 것을 방치하지 않고, 가난한 자들에게 관심이 커진다”는 등의 흥미로운 예측도 내놓고 있다.
수십만의 버스차장 아가씨들과 공중전화 부스들이 사라져가도, 수백만 개의 삐삐가 없어져도, 그 숱한 비디오 가게가 온라인 시장으로 변화되어도 서민경제가 오뚝이처럼 살아나는 저력을 갖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것은 여전히 1차 산업과 노동시장 중심의 재래형 일자리가 끄덕없이 버티고, 서민들이 3차 산업 중심의 미래시장 일거리에 적응하는 재빠른 능력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세계경제가 하나로 묶어지는 미래 사회에서 목포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능력있는 사람들이 최소한 건물 임대업이나 단순 중계식 판매업, 국가 지원형 제조업에만 얽매일 것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 차원에서 미래형 일자리를 꾸준히 만들어가는 운동이 필요한 시기다.
2022년 5월 25일 제1146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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