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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성/무안고의 연극반 학생들과 연극 공연을 마치고 (독자에세이)

정한성 (무안고등학교 교장)
목포투데이 기자 / mokpotoday1@naver.com입력 : 2018년 0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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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투데이

무안고의 연극반 학생들과 연극 공연을 마치고 ㅡ 2018ㆍ2ㆍ21(수)]

정한성 (무안고등학교 교장)


ⓒ 목포투데이
ⓒ 목포투데이


2017년 12월 30일에 무안고의 축제인 은행제 때 찍은 사진입니다.

은행제는 무안고의 교목이 은행나무라 붙인 명칭입니다.

그런데 <은행제>하면 시중에 있는 은행이 먼저 떠올려진다고 하는 등 여러 말이 있어서 올해부터는 <은행나무축제>로 명칭을 바꾸면 어떨까 생각중입니다.
ㅡ 제가 우리 학교의 축제를 마치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그 글을 읽은 완도고에서 근무하고 계시는 김남철 선생님께서 이 명칭을 제안해 주셨습니다.
ㅡ 학생회와 교직원 그리고 무안고 동문회 등과 좀더 협의하여 결정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그 은행제 때 저는 학생들과 함께 연극 공연을 했었는데, 연극부 부장이면서 연극에서 죽은 아내역을 맡았던 학생이 그 연극과 관련된 사진을 보내온 것입니다

연극 공연을 마치고 연극부 학생들과 학생들의 연극을 지도해주셨던 강사님과 찍은 사진 1장.

분장을 마치고 연극에서 아내의 역할을 맡은 학생과 찍은 사진 1장

그리고 밀짚모자를 쓰고 약간 허름한 옷을 입고 늙디늙은 얼굴로 분장한 사진 1장

그 사진들을 보자 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제가 맡은 역할에 어울리게 분장을 참 잘했구나 싶어서 나온 웃음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것은 학생들과 함께 공연을 했다는 ㅡ 그것도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ㅡ어떤 뿌듯함에서 나온 웃음이었을 것입니다.

사실 저는 아직까지 연극 무대에 서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공연을 하게 된 것은 연극부에 남학생이 한 명도 없다는 서글픈 현실(?) 때문이기도 했지만, 년초에 강사님과 한 약속때문이기도 했습니다

3월 초에 연극을 지도하실 강사님께서 인사 차 오셨을 때, 연극이 매우 중요하며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말을 나눴습니다.

사실 올해부터 교육과정에 연극 과목을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 연극의 교육적 효과는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 노화고등학교에 근무할 당시 신봉삼 선생님께서 연극부를 지도하여 <방황하는 별들 > 이란 연극을 축제 때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연극의 매력에 한껏 빠져들었습니다. 학생들이 그 긴 대사들을 다 외워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이끌어 나가는 것도 놀라웠고, 학생들이 경찰복을 빌려오고, 분장을 하는 등 엄청난 열정으로 준비하는 것을 보고 연극의 교육적 가치를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도 연극을 통해 학교폭력예방 교육을 실시한 바 있는데, 학생들이 매우 즐겁게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실 여건이 되고 선생님들과 협의가 된다면 연극 과목을 선택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학생들이 극본 등을 쓰면서 인문학적 상상력을 기르고, 대사를 전달하면서 자연스레 화술을 배울 수 있고 암기력을 기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기관리능력을 기르고 치밀한 준비성과 동료들과의 공감능력이나 협업능력 등을 기를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연극을 하며 인간과 사회에 대한 폭녋은 이해와 심미적 감수성을 기를 수 있으니 연극의 교육적 효과와 가치는 매우 높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공적인 무대 경험을 통해 자신감과 자긍감을 기를 수 있다는 점이 연극 교육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ㅡ 설령 실수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 실수를 통해 얻는 것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 말들을 나누다, 말끝에 혹시 인원이 부족하면 언제든지 불러주면 같이 연극을 하겠다고 반은 농담, 반은 진심으로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축제 때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해마다 무대에 깜짝 출연을 하곤 했습니다

2015년에는 <복먼가왕> 예선전에서 아쉽게 탈락한 여학생 두명과 <너의 의미>란 노래를 불렀습니다

2016년에는 학부모님들과 줌바댄스를 했습니다. 워낙 육중한 몸매인 나로선 소화하기 힘들었지만 나름 열심히 연습하여 큰 실수 없이 춤을 추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에는 연극을

축제 준비로 학생들이 바쁠 때 연극부의 부장이 와서 연극을 같이 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연극부에 남학생이 없다고 하고, 대사도 짧다고 하니 흔쾌히 동참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비록 짧은 대사이지만 몇번을 연습했는지 모릅니다. 학생들과 같이 연습을 두 번 정도밖에 못했지만 교장실이나 관사에서 몇 번이고 연습했습니다

이 짧은 단 두 문장의 대사인데도 잘 안 되어 수십번 연습을 했는데, 그 긴 대사들을 막힘없이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연극부원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이 대본의 제목은 <아름다운 사인>인데, 영화<웰컴 투 동막골><간첩 리철진> 등을 감독한 장진이란 분이 쓴 것입니다.

시간과 인원 등 여러 여건 상 대본을 많이 수정하였는데, 내용도 생각거리가 많아 좋았습니다.

자살한 여섯 명의ㅡ 원래 대본은 7멍ㅡ 여자들의 사연들을 통해 그게 자살이 아니라 어쩌면 남성들의 횡포 등에 의한 타살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하는 것은 항상 유쾌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ㅡ 학생들은 나이 지극한 교장 샘이 같이 한다는 것이 부담이 되고 힘들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걸 계기로 학생들과 스스럼없이 공통화제로 이야기하면서 웃을 수 있으니 이 또한 저로서는 큰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제도 예비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였는데, 쉬는 시간에 연극부장을 만났습니다

학생들이 먹고 있는 꼬깔콘을 같이 먹으며, 자연스레 연극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ㅡ 내년에는 연극부 학생들을 많이 모집해야지. 남학생들도 많이 뽑고
ㅡ 그러지 않아도 신입생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많이 뽑으러고 해요
ㅡ 그래 열심히 해 봐. 연극 과목을 선택하여 학교에서 수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연극의 비중이 높아졌으니 자부심을 가지고 활동을 해라
ㅡ 네. 그러지 않아도연극을 했던 선배님이 대학 입시 때 연극부 활동을 자기소개서에 써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했어요
ㅡ 그래 그거 잘 되었구나. 그림 내년의 활약을 기대한다

달콤하고 짭쪼로운 꼬깔콘 하나를 더 집어 먹으며, 진심으로 연극부의 맹활약을 기대하며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목포투데이(www.mokpotoday.com) 제941호 (2018. 3. 21. 15면)


목포투데이 기자 / mokpotoday1@naver.com입력 : 2018년 0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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