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 기는(?) 사회
○…윈스턴 처칠이 국회 연설에 늦게 돼 속도위반하다 교통경찰에 걸리자 기사는 수상 각하의 차라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경찰은 “수상 각하와 닮긴 했지만 수상이 신호위반을 할 리 없다”며 딱지를 끊었다.
감명을 받은 처칠은 경찰청장을 불러 1계급 특진을 지시하자 청장은 그런 규정은 없다며 딱 잘라 거절했다. 일국의 수상이 원칙주의자들에게 하루에 두 번이나 혼이 난 것이다.
우리 사회라면 어땠을까. 특진은커녕 문책당할게 뻔하다. 아니, 되레 신호등을 미리 조정해놔 논스톱으로 달리는 특권을 누리기 때문에 딱지 떼일리조차 만무하다. 개혁 부르짖지만 권력층의 특권의식은 여전하다.
김영란법으로 서민들만 곤혹을 치르고 군 관련 비리는 끊이질 않고 어디를 가나 특권층이 우선이다. 그야말로 우리 사회는 “알아서 긴다”. 소신을 갖고 “알아서 개기는” 사회는 언제끔 오려나. <신안나기자>
2020년 11월 25일 제1073호 2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