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화질 때문에 범인 놓쳤다?
피해자 “신원파악 어려운 낮은 화질 영상에 난감” 해운조합 “자연재해로 건물에 설치해 거리감 있어”
신안 흑산면에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의 낮은 화질로 인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벌어져 사건 발생장소인 흑산여객터미널의 관리를 맡고 있는 한국해운조합이 해명에 나섰다.
이 사건은 흑산여객터미널에서 생선을 배에 실어 배송하기 위해 판매업자가 배송할 생선을 빠지 선착장에 둔 것을 3명의 남성이 다른 선박으로 옮기려다 다시 제자리에 둔 것을 보고 판매업자가 절도라고 판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절도가 맞는지 폐쇄회로텔레비전을 확인해보니 낮은 화질로 인해 생선의 상표과 3명의 얼굴까지 형태를 알아볼 수 없어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선장 한 명이 생선을 도둑맞은 부녀에게 욕설과 함께 “찾아줬음 되지 않았냐”고 발언하기도 했다.
판매업자는 “cctv화면만 선명했어도 정확한 수사는 물론 이런 발언까지 듣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3명의 남성은 여객선터미널과 관련 없는 사람들이라고 알고 있는데 왜 물건을 함부로 옮기겠나”라며 항의했다.
이어 “나는 3명의 남성에게 사과 받지도 못했다”며 “시간 맞춰 고객에게 보내줬어야 할 생선을 함부로 손을 대 고객과의 신뢰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사건은 명백한 절도다”라며 “훔칠 의사가 없었다고 가해자가 말해 수사가 종결된다면 피해를 입은 판매업자는 어떻게 하란 말이냐”고 강하게 반박했다.
목포경찰서 형사과 사건담당자 “물건을 다시 제자리에 두고 갔고 잘못 운반하다가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종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흑산여객터미널의 관리는 맡고 있는 박혁 한국해운조합 목포지부장은 “문제가 된 cctv가 하는 역할은 건물관리로 빠지 선착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빠지 선착장에 cctv를 설치해야 하는데 그러면 외부에 설치할 수밖에 없어 태풍이나 자연재해에 견디기 힘들기 때문에 터미널 건물에 설치해 빠지 선착장을 비추고 있지만 거리가 워낙 멀다보니 화질이 좋기 힘들다”며 “빠지 선착장 안에서 보행하는 사람의 얼굴까지 확인하려는 화질로 바꾼다면 금전적인 문제도 무시할 수 없으며 정확히 얼굴 등을 인식해주는 cctv를 별도로 설치하는 방법도 이런 일들이 계속 발생한다면 내년 쯤 첫 번째 출구 위쪽으로 설치하는 것을 한번 고려해보겠지만 생선이 분실된 장소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은 어렵다”고 전했다.
선주의 욕설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도서지역을 운항하고 있는 배의 선주로 사실상 이번 욕설에 대해 관리가 힘들다”며 “생선에 손을 댄 사람들도 이 선주의 배에 탑승한 사람들이라고 알고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진하기자
2020년 9월 16일 1064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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