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포럼/ 이 환 채 전라남도교육삼락회장/ 조의를 표하는 적절한 문구
목포투데이 기자 / mokpotoday1@naver.com 1326호 입력 : 2026년 03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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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이 환 채 전라남도교육삼락회장
조의를 표하는 적절한 문구
삼가 고인(故人)의 명복(冥福)을 빕니다
삼가 고인(故人)의 명복(冥福)을 빕니다. 이 말은 고인의 장례에서 가장 많이 쓰는 인사말로써, 고인이 가는 길이 복되기를 바라고 명복을 빌며 편히 영면에 들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고인뿐만 아니라 유가족에게도 인사말로 흔히 사용된다. 얼마 전에도 동창 친구의 모친께서 94세로 별세하였다고 카톡이 왔다. 동창 단톡방에 애도의 뜻으로 거의 다 30여 명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장례식이나 추모식 조문을 갔을 때 보편적으로 쓰이는 인사말이며, 장례식장 입구나 전광판에서도 고정 글귀로 적혀 있는 경우가 많다. 나는 이 말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어휘의 중복되는 말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의 문장에서 "삼가"라는 단어는 다름 아닌 몸가짐이나 마음가짐을 조심하고 신중히 한다는 뜻의 삼가다의 활용형이다. 고인은 사망한 사람이라는 뜻이고, 명복은 명계, 즉 사후세계에서의 복이다. 그러므로 한국어 초심자인 외국인이나 어린이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쓰면 "정중하고 조심스럽게 사망하신 분이 좋은 곳에 가시기를 빌겠습니다"라는 뜻으로, 이 문장을 줄인 것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말들의 어휘가 중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말이든지 다수 보편적으로 사용하면 일반화되고 상용화되어 표준 언어가 된다. 여기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말은 〈동의중복어〉, 〈겹어〉라고 생각한다. 고인(故人)은 죽은 사람인데 명복 또한 죽은 뒤에 사후세계에서 복을 받으라고 빌어 준다는 뜻이다. 즉 죽은 사람에게, 죽은 사람 복을 빈다니 겹치는 말이 된다.
‘동의 중복어’의 다른 예시로 생각나는 말이 ‘역전(驛前) 앞이다.’ 역전이 역 앞인데 또 앞이 있으니 역 앞 (앞으로) 이는 중복어이다. ‘감옥에 수감하다’도 '수감'이 감옥이나 교도소 등에 가두는 행위를 말한다. 감옥에 (감옥에) 가두다. 로 이것도 중복되는 말이다. 또 ‘감옥에서 탈옥하다’는 '탈옥'이 감옥이나 교도소에서 탈출하는 행위를 말한다. 감옥에서 (감옥에서) 탈출하다. 중복되는 말이다.
삼가 조의(弔意)를 표합니다
상심에 젖어있을 유가족에게 여러 자질구레한 말로 상처 주기보다는 이 말만 함으로써 조의를 표시하는 것이 예의에 맞다. 애초에 유가족들한테 말을 자꾸 시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실례로 간주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는 엄밀히 말해 불교식 용어에서 유래하였으나, 한국에서는 특정 종교에 한하지 않고 널리 쓰인다. 단, 고인이 기독교인이거나 유족들이 기독교식 장례를 치르는 경우에는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정도가 좋다. 또한 자신이 기독교인이면 불교 용어인 ‘고인의 명복을 빌다’ 보다는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가 바람직하다. 친구 중에 기독교회 장로가 있는데 그는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라고 단톡방에 올려 나는 공감하였다.
어떤 것이 문법상 맞을까?
몇 년 전에 “명복을 비는 글은 마침표를 쓰면 안 된다.”라고 많은 논란이 오갔었다. 국립국어원이 내린 결론은 완성형 문장이므로 마침표를 찍는 게 맞으나 표어나 표제어에는 찍지 않는 게 원칙이며, 따라서 조의금 봉투에 쓰거나 근조 화환과 리본에 적을 때는 생략할 수 있다고 했다. 결국 조의 문구 끝에는 문법상으로는 마침표(.)를 찍어도 무방하나 관례상 안 찍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는 끝나지 않는 슬픔, 계속되는 슬픔을 의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맺으며
‘삼가 고인(故人)의 명복(冥福)을 빕니다’ 라는 말이 거의 일반화되었지만 이는 중복 표현된 말이므로 ‘고인의 영면을 기원합니다.’ ‘고인의 별세를 애도합니다.’ 또는 ‘고인의 영면을 추모합니다.’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등 좋은 말이 많이 있으니 이 중에서 골라 쓰면 좋을 것으로 사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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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투데이 기자 / mokpotoday1@naver.com  1326호  입력 : 2026년 03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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