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력 1000배’ 첫 돼지 구제역에 전남 비상
국내 7년 만, 전남 사상 첫 발생…바이러스 배출량 최소 1000배 무안, 사육두수 1위…인근 4개 시·군도 양돈 밀집 "뚫리면 끝장"
한우 구제역에 이어 이번엔 소보다 바이러스 배출량이 최소 1000배에 이르는 돼지 구제역까지 터져 전남 축산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에서는 7년 만, 전남에서는 사상 첫 돼지 구제역인 데다 도내 사육두수 1위 무안에서 백신 접종까지 완료된 상황에서 감염 사례가 발생해 방역 당국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3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11일 무안 돼지 농장 2곳에서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농장은 지난달 15일 구제역이 발생한 무안 한우농장과 각각 1.8㎞, 1.5㎞ 떨어져 있다. 구제역 종식 선언을 앞두고 반경 10㎞ 방역대 내 해제 검사 중 두 농장 축사 바닥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고, 정밀검사 결과 12마리가 구제역에 무증상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3일 영암 한우농장에서 14번째 구제역이 발생한 후 19일 만이다. 국내 돼지 구제역은 2018년 4월 이후 꼬박 7년 만이다. 구제역이 첫 발생했던 1934년 이후 91년 간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아 청정 지위를 유지해온 전남에서는 사상 첫 돼지 구제역이다. 방역 당국은 축종별 첫 발생농장인 만큼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사육중인 돼지 5470마리를 모두 살처분했다. 문제는 전파력과 발생장소다. 돼지는 소에 비해 바이러스 검출량이 최소 1000배, 많게는 3000배 가량 많아 전파력이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첫 발생지인 무안은 75개 양돈 농가에서 돼지 24만5100여 마리를 사육 중이다. 전남 전체 양돈 농가(480곳)의 15.8%, 사육 두수(138만6500마리)의 17.7%를 차지하고 있다. 두수만 놓고 보면 전남에서 가장 많고, 2위 나주(17만7295마리)보다 7만 마리 가량 많은 독보적 1위다. 무안과 맞닿은 나주, 영암, 함평, 목포, 신안 등 5개 시·군으로 범위를 넓히면 양돈농가는 239농가로 전남 전체의 49.8%, 두수는 68만4600마리로, 49.4%에 이른다. 더욱이 발생 농장의 경우 지난달 중순 백신 접종을 마쳤고 축종별로 접점도 없는 상황에서 무증상 감염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발생 농장의 백신 항체 양성률이 98.4%에 달해 이른바 '돌파 감염' 개연성도 제기된다. 당초 4월 중순께로 예상됐던 구제역 종식 선언은 빨라야 5월 초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방역 당국은 주말과 휴일에 바람이 많이 불었고, 유동인구가 많은 행락철이 5월까지 이어지는 점도 주목, 구제역 종식 선언일까지 인근 시·군으로의 수평 감염 차단 등 고강도 방역에 올 인하고 있다. 박현식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매일 농장 청소·세척·소독을 철저히 실시하고, 축산차량 출입 통제 등 차단 방역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전남도는 무안 발생농장 3㎞ 방역대를 기존대로 유지하고 이동제한 기간은 3주간 연장했다. 전국 우제류(소·돼지·염소·사슴 등) 농장 종사자와 차량 등에는 오는 13일 오후 3시까지 48시간 동안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전남 10개 시·군에 내려진 구제역 심각 단계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축산시장 개장도 보류키로 했다.
2025.4.16. 1283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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