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최기동과 DJ 그리고 김홍일
관리자 기자 / mokpotoday1@naver.com 입력 : 2010년 03월 10일
목포투데이(www.mokpotoday.com)온라인(2010. 3. 10) 536호 6면
최기동과 DJ 그리고 김홍일
“아버님을 제일 무서워하는 김홍일 의원님을 위해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특별 지시로 3개월만이라도 의원님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의원님의 강한 의지가 중요한데 의원님 스스로 의지도 없고 맥도 놔버린 거 같아 오래 살지 못할 것 같다는 안타까움과 두려움에 결례를 무릅쓰고 이렇게나마 말씀 올립니다…”
2006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김홍일 전 국회의원이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자 최기동 전 목포시의회 의장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께 쓴 편지의 일부분이다. 권력의 최고봉인 황태자로 군림하던 그가 권력을 잃고 힘을 잃었을 당시에도 의리와 진심어린 마음으로 김 전 의원을 돌봤던 최 전 의장의 애절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고 김 전대통령이 그러했듯 이 몸을 가눌 수 없고 대화도 불가능한 그가 목포에 방문한 것이 예사롭지 않다며 장학회 행사장 한쪽에서 연거푸 담배를 물고 눈물을 글썽였던 최 전 의장이었다. 그는 DJ의 아들인 김 의원의 가장 두터운 신임을 얻은 인물이었지만 정치적으로는 가장 혜택을 누리지 못한 인물로 평가된다.
김 의원과 최 전 의장의 인연은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90년 당시 목포에서 연청을 창립 할 당시 권노갑 의원의 소개로 김 의원과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 목포 JC활동을 통해 경상도와도 인연이 있었던 최 전 의장은 민주당이 전국적인 조직을 뚫기에 적합한 인물이었다.
정치적으로 맺어졌던 인연은 최 전 의장이 목포시의회 의장을 하면서 더 견고해졌다. 당시 가톨릭으로 요한이라는 세례명을 가진 김 의원의 권유로 2살 위인 김 의원이 최 전 의장 세례에 대부가 되어주면서 두 사람은 종교가 맺어준 아버지와 아들이 됐다. 세례명도 두 사람이 요한으로 동일하다.
최 전 의장에게 김 의원은 두 살 위의 형이었지만 현실에서는 자신이 몸을 가누지 못해 대화가 되지 않을 때면 어김 없이 수족과 입이 되어준 분신과 같은 존재였다. 모두가 황태자 김홍일을 등에 업고 청탁을 했지만 김홍일 발 게이트가 터졌을 때 유일하게 이름이 거명되지 않은 사람은 최 측근이 바로 전 의장이다.
“게이트가 터지고 수사가 진행되자 걱정이 돼 동교동을 찾아간 제게 하루는 의원님(김홍일의원)이 ‘기동아 너는 내 최측근인데 왜 한번도 이름이 거론되지 않냐? 너는 참 우매할 정도로 우직한 게 흠이다’라고 말씀을 하셨다”고 최 전 의장은 회고한다. 측근이 깨끗해야 리더가 오랫동안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최 전 의장의 정치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화가 불가능하고 몸을 가눌 수 없는 그를 만나러 가는 자리에는 어김없이 분신처럼 김 의원과 대화를 연결해주던 최 전 의장이 있었다. 심지어 의원직을 상실해 모두가 그를 떠난 후에도 단 한번도 그의 생일을 거른 적이 없었던 그였다.
“제 이름 석자가 의리와 지조 있는 정치인이었다는 것으로 남는다면 그보다 더한 영광이 어딨겠냐”는 최 전 의장은 “마음과 눈빛을 나눌 수 있는 정치가 불가능해진 세태가 안타깝다”고만 말했다. /박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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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기자 / mokpotoday1@naver.com  입력 : 2010년 0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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