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망-안강망 어선 ‘선원 빼가기’ 감정싸움
베트남 일꾼도 2배 주면서 서로 빼돌리기
북항 ‘선원 빼가는 브로커’ / (1) 왜 문제인가
최근 ‘북항 브로커’ 의 등장으로 불법적인 선원거래 및 승선원 미신고 등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고 있어 그 심각성에 대해 선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불법행위를 벌이는 외국인 선원들이 모이는 안강망과 유자망. 코로나19로 선원수급이 자유롭지 않은 틈에 더욱 심화된 상황까지 오자 그들은 난감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선주 A씨는 “목포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기본 선원 6명을 승선시킬 수 있는데 선원명단에 올리지 않고 이를 초과한 숫자를 더 승선시키며 2배의 임금을 제시한다”며 “북항 인근 식당에서 일하는 베트남 직원을 통해 소개비 10~20만원씩 주고 소개를 부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자망과 안강망의 감정 싸움으로 번질 수 있는 문제”라며 “유자망이 안강망보다 고기를 잡는 양이 많아 선원 급여를 많이 올렸고 선원들은 높은 임금의 유자망에 타고 싶어 한다”고 했다.
안강망 선원들이 유자망으로 넘어가는 것인지 묻자 “임금이 높으니 그럴 수 밖에 없어 안강망이 임금을 유자망에 맞추려 하나 한계가 있는 것이다”며 “안강망끼리 협의해 임금을 올린다해도 10~20만원 정도 밖에 올릴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선주 B씨의 말에 따르면 정식절차를 밟고 배에 탑승하는 외국인 선원은 월 200만 원 정도의 입금을 받아가지만 브로커를 통해 불법적으로 배에 탑승하는 외국인 선원들이 받는 임금은 월 400만 원으로 2배 차이다.
하지만 선주가 하선신고를 하지 않으면 선원들의 선박 간 이동이 불가능해지자 선원들은 한달 월급을 포기하면서까지 하선신고를 요구하며 불법적으로 승선해 높은 임금을 받기 위해 애쓰고 있는 상황이다.
이 사태에 대해 선주 B씨는 “몇몇 선주들이 친구 데려오라며 이런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같은 업종에 종사하며 지속적으로 얼굴을 보며 지내는 사이끼리 선원을 뺏고 빼앗기는 상황이 오래 지속된다면 선주들 간의 화합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목포가 대풍어에도 여러 문제점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는 소식이 여러 언론매체에서 쏟아지고 있는데 이런 상황일수록 선주들의 화합이 중요할 때”라며 “내부적으로 단합해야 위기상황을 잘 해쳐나갈 수 있다 생각하는데 내부에서 양보 없는 모습으로 신경전이 오고간다면 멀리 내다봤을 때 모두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가 현재 선원문제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냐고 묻자 “한국 사람들도 도망가는 사태가 발생할 정도로 심각하고 선박에 타겠다고 하는 사람이 부족하다보니 타 선박에 승선하는 외국인 선원들을 자신의 선박에 태우려고 해 많은 외국인선원들이 브로커들이 제안한 2배의 임금을 받고 입출항 신고도 하지 않고 배에 올라타고 있다”며 “해양수산부는 현장 한 번도 나와 보지 않고 말로만 일처리를 하니 어떤 것이 어민들이 겪은 여러 문제들을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진하기자
2020년 12월 2일 제1074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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