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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것 살 것의 작은 벼룩시장 특별함이 있다
목포오거리 매주 토요일 문화재 좌판 이색 즐거움 방망이·그림·오래된 시계·탈·병풍 등 익숙한 옛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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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 (1) 수집한 10만여점 거리 판매 조 웅 교수
옛 것을 찾아 호남 곳곳을 누비고 있는 이가 있다. 목포 인근 민속품 경매장에도, 옛 명문가의 집에서 나온 물건이 있다는 소문에도.
그의 손과 눈길이 닿아 있다. 고구려 대학교 조웅 교수(57)가 그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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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토요일마다 목포 오거리에 좌판을 펼쳐놓고 숱한 이야기 거리를 몰고 왔다. (사)전남 관광연구소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서남권 관광에도 관심을 기울여왔던 그가 직접 현장에서 모집한 기이하고 재미있고 정감 있는 물건들을 판매하고 교환하는 벼룩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
“이 시계는 8천원이고요, 저 탈은 1만원입니다. 그 다듬이는 제가 나주에서 수거한 것인데요 꽤 무거워요. 한옥을 지을 때 꼭 필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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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보면 영락없는 장돌뱅이 시골 장사꾼이자, 쉴 새 없이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는 만담꾼이다. 문화에 대해 공부한 사람들은 그가 범상치 않은 고고학 문화재 민속학 전문가임을 쉽게 눈치챈다.
광주에서 학교를 나온 조 교수가 목포와 연이 닿은 지도 벌써 30여 년이 넘었다. 1989년 목포로 와서 목포대학교 고고인류학과 조교를 맡은 것이 목포사람으로 출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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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부터 문화사 등을 가르치며 영산강 일대 수만 년의 매장 문화재와 전래문화 등을 연구해 왔다.
낯선 땅 목포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난 것도 행운이라 한다. 1992년 10월 결혼을 하고 아예 목포에 주저앉았다.
장인은 목포에서 유명한 오거리 신신치과의 김중근 옹. 서울대 치과대학을 나와 역시 고향 목포에서 시민들 건강에 헌신했다. 2층이 치과였는데, 3층이 가정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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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이 작고하신 다음부터인 약 15년 전부터 조 교수는 옛 것의 수집 전문가의 공부를 위해, 또 개인 취미처럼 재미를 붙였다.
골동품부터 서양화, 동양화만 8백여점이고, 가야시대 고려시대 자기들, 토기, 고려청자, 분청사기와 온갖 잡동사니가 약 10만여 점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문화재학 이론과 실제’ ‘목포지역 구한말 미국 선교사에 관한 활동’ 등의 저서와 논문도 이러한 체험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지난 주 토요일 14일 오후 1시경. 목포오거리 화랑가 앞에서 좌판을 깐 조 교수의 주변에 벌써 20여명이 행인들과 관광객들이 모여 있었다.
이리 저리 서로 흥정하는 모습이 정답기도 하다. 누구는 돈이 없이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이 보인다. 얼마나 남겼을까.
조 교수의 얼굴에 미소도 핀다. “길거리 좌판이라고 해서 창피하다는 심리적 갈등 같은 것은 없었어요. 워낙 세계 곳곳의 벼룩 시장을 돌아다녀보고 또 흥정도 해봐서요. 동남아 고고학 벼룩시장 등은 정말 볼 것들이 많죠”
“제일 처음 물건 팔 때의 초심이 지금도 그대로에요. 갖고 있는 것을 공유하는 것. 나눠주면서 문화적 만족감을 느낀답니다. 예를 들자면 10원에 사서 6원, 7원에 파는 경우도 있고, 30% 정도 손실도 있는 것 같아요”
대학 제자인 송양숙, 원담이 씨는 “교수님이 잘 팔아요. 욕심이 없고, 즐거워하고, 그 자체를 문화적 삶으로 여기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옆에서 조 교수가 대화에 끼어든다. “제가 갖고 있는 진짜 아끼는 것은 아직도 공개를 안한 것이 좀 있지. 넘 아까워서” 어느새 공유의 지식인보다 짱돌이 상인정신이 엿보인다.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게 “여러 세계 곳곳의 손목시계, 옛날 민속품 등 즉 나무 방망이. 인두지짐. 대 바구니 등도 골라간다”고 한다.
또 개인적으로 시골에 한옥 등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여러 세트로 골동품이나 도자기들도 조언을 구하고 구입하는 사례도 있다.
“개인적 생각은 오거리 쪽에서 30여 년 살면서 오거리가 구도심의 상징성과 정체성도 갖고 있으니 오거리 문화예술이 거리 장터부터 출발했으면 좋겠어요”
그가 꿈꾸는 세상은 정형화되고, 획일화된 박스형 문화가 아니라, 바람처럼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모여들어 흥을 돋우며, 재미를 나누는 그런 문화 공동체가 아닐까. /정태영기자
2020년 11월 18일 제1072호 제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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