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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바다 이야기> 2시간에 해양쓰레기 3톤이 없어진다
1년 12달 중에도 해양쓰레기가 다량 발생하는 시기가 있다. 바로 바다를 찾는 여행객들이 늘어나는 여름철이다.
여름철의 주말과 공휴일, 그리고 장마철이 시작되는 6월 말이 되면 해양부유쓰레기양은 크게 증가한다. 태풍과 집중호우 등으로 떨어진 낙엽들이 강을 타고 바다에 내려오고 육지의 쓰레기들도 비를 맞아 바다로 떠내려오기 때문이다.
부산항 연안 부두에는 오전부터 해양부유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한 선박들이 분주하게 출항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러한 배들은 ‘청항선’이라고 불린다.
해양환경공단(KOEM, 이사장 박승기)은 전국 14개 무역항(부산항, 인천항, 여수항, 광양항, 울산항, 대산항, 마산항, 동해항, 군산항, 포항항, 평택항, 목포항, 제주항, 서귀포항)에 22척의 청항선을 배치해 해양부유쓰레기를 수거하는데 온힘을 다하고 있다.
전국을 아우르는 무역항에 가장 많은 청항선이 배치된 곳은 우리나라 제1 국제무역항인 부산항이다. 부산항에는 항만정화1호, 항만정화2호, 부산936호 그리고 파란호까지 총 4척의 선박이 해양쓰레기 수거에 힘쓰고 있다.
출항 준비를 마친 ‘항만정화2호’는 88톤급의 부산항 청항선으로 최대속력은 13노트다. 항만 청소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빠른 속력을 낼 필요는 없다.
항만정화2호가 해양부유쓰레기 제거를 담당하는 구역은 기본적으로 부산항에서부터 감천항을 거친 다대포항까지다. 쓰레기 수거를 요청하는 신고가 추가적으로 들어오면 수영만과 감천항까지도 출항을 나선다고 한다.
출항 준비를 마친 항만정화2호의 이오재 선장은 오늘 오전에는 부산항 일대의 해양부유쓰레기를 수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잔잔한 속도로 청항선이 바다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출항을 시작한 지 5분여 정도 됐을까 바다에 떠있는 각종 비닐들과 쓰레기들이 선장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 선장은 엊그제 장마가 시작되면서부터 낙엽 쓰레기들이 바다로 모여들어와 쓰레기의 양이 좀 더 늘어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수시로 쌍안경을 들여다보며 선박 핸들을 조종해 쓰레기 수거를 위한 최적지를 찾아 나섰다.
해양부유쓰레기가 밀집돼있는 해상을 찾은 이 선장은 잠시 배를 멈춰 선원들에게 쓰레기를 모으라는 지령을 내린다.
지시를 받은 배위의 선원들은 기다란 채를 이용해 쓰레기들을 청항선의 쓰레기 수거장치 쪽으로 보내기 시작한다. 쓰레기 수거장치의 컨베이어벨트는 모인 쓰레기를 배위로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쓰레기가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선박 위로 올라오면 마지막 레일에서 떨어진 쓰레기들은 모두 수거망으로 모이게 된다.
출항 후 30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수거망에는 100kg가 훨씬 넘어 보이는 양의 쓰레기들이 쌓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쓰레기 수거 작업을 진행하던 기관사 A씨는 “5월부터 해양부유쓰레기의 양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지금(6월 말)부터는 쓰레기 성수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10월 초가 돼야 해양부유쓰레기가 조금씩 줄어들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진하기자
2020년 7월 15일 제 1056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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