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 어떻게 푸세요?
심리적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법, 그대로 바라보기
개개인이 스트레스를 받는 포인트는 다르지만 모두가 자신만의 스트레스를 풀며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받는 스트레스의 경우 조금 쉬어갈 수 있지만 직장생활 같은 공동체에서 받는 스트레스란 어떻게 풀어야할지 많은 이들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다.
작년 3월 사람인에이치알의 조사결과 직장인 10명 중 8명이 함께 일하는 상사·동료·후배 등 인간관계 스트레스로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람인에이치알 (26,100원 상승200 0.8%)이 운영하는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은 20일 직장인 379명을 대상으로 '일과 직장 내 인간관계'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업무와 인간관계 중 어느 것이 더 스트레스를 주냐는 질문에도 업무 관련 스트레스(28.2%)보다 인간관계 스트레스(71.8%)가 더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갈등 대상은 주로 상사를 포함한 선배(79.1%)였다. 후배 등 부하직원과의 갈등(20.9%)보다 약 4배 가까이 많았다.
직장인들이 선배와 갈등을 겪는 이유 1위로는 ‘업무 분장 등에서 자기에게만 유리한 비합리적인 결정이 잦음’(44%, 복수응답)이 차지했다. 다음으로 ‘자기 경험만을 내세우는 권위적인 태도’(40.4%), ‘업무를 나에게 미룸’(37.6%), ‘사적인 일 부탁, 잔심부름 등 지위를 이용한 갑질’(28.1%), ‘인격모독 발언 빈번’(19.9%), ‘업무 성과를 가로챔’(15.9%) 등의 이유가 있었다.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가급적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피한다’(59.6%, 복수응답)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계속해서 ‘혼자 속으로만 참는다’(42.2%), ‘이직이나 퇴사를 준비한다’(35.5%) 등으로 자신들 보다 높은 지위에 있기 때문에 주로 소극적인 대응이 주를 이뤘다.
선배와의 갈등은 ‘스트레스 증가’(80.7%, 복수응답)는 물론, ‘퇴사 및 이직 결심’(53.5%)으로도 이어졌다. ‘업무 동기부여 약화’(48.9%), ‘애사심 저하’(45%), ‘업무 집중력 저하’(42.2%) 등 회사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도 많았다.
한편, 후배(부하직원)와의 관계 갈등을 겪는 이들은 가장 큰 이유로 ‘업무 완성도 부족으로 일을 떠안게 됨’(45.3%, 복수응답)을 꼽았다. 이어 ‘시키는 업무만 하는 등 적극성 부족’(36.3%), ‘철저한 개인주의 성향으로 팀 내 화합이 어려움’(30.3%) 등이 있었다.
쏟아진 일들을 해내고 나름의 성과를 얻을 수만 있다면 어떻게든 견뎌낼 힘이라도 생기겠지만 혼자 감당해내야 하는 심리적 스트레스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상대방이 일부러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닌데 나 혼자 상처받고, 똑같은 상황을 두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심코 넘길 일을 나만 유독 예민하게 받아들일 때가 있다.
내 사고방식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아니면 이제껏 내가 잘못 살아온 걸까 의문이 들 때도 있다. 육체적 스트레스와 심리적 스트레스 중에 나는 후자에 더 약한 편이고 그 중에서도 인간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가장 힘들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내가 살아가는 동안은 절대 무심해질수 없다. '내가 이만큼 내어줬으니 너는 나에게 이만큼 돌려줘야 해'라는 계산이 아니더라도 어느 순간 훅하고 들어올 때가 있다.
기대치가 큰 만큼 실망감도 큰 법. 주로 이렇게 서운한 일이 생기는 경우는 내가 마음을 준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잠시 스쳐지나가는 인연에는 내가 마음을 담아 준 것도 없고, 그 사람에게 기대도 없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예의만 지킨다면 보통의 관계에서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마음을 나누거나, 내가 마음을 열고 있는 사람에게는 잘해주고 싶은 마음과 관심 받고 싶은 마음에 겉으로는 아무 조건 없이 이해하고 참은 것 같은데 마음 깊이 들여다보면 사소한 대가라도 기대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길 가다가 네 생각나서 샀어', '너랑 자주 먹었던 음식을 먹으니 네가 생각나서 연락했어'처럼 큰 선물이 아니더라도 소소한 일상 속 표현에도 감동하게 된다.
기대가 없으면 애정도 없다라는 말이 비단 연인관계뿐 아니라 우리가 만든 모든 인간관계에 해당하는 말이지 않을까.
부부관계도 마찬가지고 부모자식간도 마찬가지다. 무조건적인 사랑이지만 '내가 당신을 위해, 내가 너희들을 위해 이만큼 노력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니'라는 생각을 무의식중에 가지기 때문에 상처받고 실망한다.
몇년 전 나는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떨고 웃고 돌아오는 것이 해소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왔을 때 이유없이 느껴지는 허무한 느낌은 무엇때문인지 몰랐다.
시간이 지나서 알게 된 것은 수다로 잠깐의 스트레스는 날아갈지 모르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요즘은 오히려 실컷 울고 나거나 한숨 자고 일어나면 한결 낫다.
이런 스트레스에 힘들지 않을 수 없다면 그 힘듦을 줄이는 것만이 방법일 텐데 어떻게 해야 할까? 내 감정을 섞어 해석하지 말고 그 사건을 그대로 바라보기,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참고 이해하는 것에 대한 보상을 바라지 않아야 한다. /이진하기자
2020년 5월 20일 제 1048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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