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5월, 총선참패 갈곳 없어진 국회 보좌관들
민주 “타정당 보좌진 정밀 검증”, 민생당 대량 실업난
4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민주당이 타정당 출신 보좌관 임용시 정밀 검증을 내세우면서 민생당과 미래한국당 보좌진들이 대량 실업자로 놓이게 되었다.
민주당의 보좌관 채용 방침에 따라 이들의 미래 운명이 달라지게 된 셈이다. 현재 통합당에서 구직난을 겪는 보좌진은 200여명 규모다. 이번 총선에서 불출마하거나 낙선한 의원실 보좌진은 당선인 측에 접촉하며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높은 경쟁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당선인 측에 따르면 최근 지원서를 제출한 보좌진만 10여 명이 넘는 등 어느 때보다 자리 찾기가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에 일부 보좌진은 국회를 벗어나 기업 등으로 눈을 돌리기도 한다.
이번 총선에서 한 석도 얻지 못한 민생당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민생당 보좌진은 더불어민주당과 통합당의 원내대표 경선이 끝나는 8일께부터 본격적으로 구직 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상황은 쉽지 않아 보인다.
변수는 초선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과 선호도다.
보좌진도 상임위별로 특화되는 경우가 있는 만큼 최대한 장점을 드러내는 것이 재취업에는 필수적이다. 다만 중진의원의 경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같이 초선 의원들이 거의 없는 상임위에 배정됐던 만큼 초선 의원들에게는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민주당에서 “타당 출신은 정밀 검증하겠다”고 선을 긋고 있어 정치적 이적까지 생각하는 통합당과 민생당 보좌진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4일 21대 국회의원 당선자의 보좌진 구성과 관련한 안내문을 발송했다.
자료에는 △20대 낙선 국회의원 보좌진 우선 임용 △친인척 채용, 보좌진 편법운영 및 사회적 지탄 받는 행위 금지 △중앙당이 추천하는 중앙당 사무직 당직자 임용 △타당 출신 보좌진 임용 시 정밀 검증 △보좌진은 반드시 당원으로 가입할 것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의석이 크게 늘어난 민주당은 보좌진이 오히려 구인난을 겪고 있다.
20대 국회 의석수는 민주당 120석, 더불어시민당 8석이었지만, 이번 21대 총선을 치르면서 의석수가 180석으로 껑충 뛰었다. 520명의 보좌진을 새로 뽑아야 하는데, 한 두달 사이에 500여 명의 보좌진을 충원하기가 쉽지 않다. /박근영기자
2020년 5월 13일 제 1047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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