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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도 숲길 물들인 그리움의 꽃 ‘자란’
자연의 보고(寶庫)...눈이 즐거운 고하도 해안데크
고하도 전망대에서 목포대교와 인접한 용머리까지 해상에 설치된 1km의 해안 데크. 무심코 걷다가 저 멀리 아스라이 바라다보이는 목포대교의 위용에 빠져 정작 놓치기 쉬운 눈앞 해안 절경의 묘미는 알고 찾는 자에게는 익숙하지만 모르면 지나치기 십상이다.
탐방객들은 해식애(바다의 암석이 깎여 언덕 모양으로 생긴 지형)로 지정된 해안 절경을 감상하고 돌아올 때는 고하도 능선에 조성된 용오름 숲길을 이용하면 아름다운 목포 자연풍광을 바다와 육지에서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진도와 해남 등 남쪽 해안가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자란이 용오름 숲길 지천에 피어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5월에서 6월 초에 걸쳐 남쪽 지역의 바닷가, 숲이 우거진 언덕에서는 핏빛 같은 붉은색의 꽃들이 탐스럽게 매달린, 난초처럼 잎이 넓은 야생화를 만날 수 있는데, 이 꽃이 바로 ‘자란’이다. 외떡잎식물로 난초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 난초 가운데 색이 붉다고 하여 '자란(紫蘭)'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 같다.
자란은 전남 무안, 신안, 진도, 해남, 완도, 고흥, 그리고 제주도가 자생지다. 남쪽 바닷가와 제주에서 자란다는 것은 자란이 열대식물까지는 아니지만 추위에 약하다는 걸 보여준다.
남쪽에서 자라다 보니, 다른 야생 난초들에 비해 키도 크고 꽃도 큰 편이다. 50cm 안팎의 꽃대를 포함해 키가 60cm 정도까지 자란다. 길이 20~30cm, 너비 2~5cm의 길쭉한 타원형 잎이 5~6장이나 나와 줄기를 감싸며 위로 뻗는다. 5~6월 잎 사이에서 나와 50cm까지 자라는 꽃대 끝에 3cm 크기의 홍자색 꽃이 6~7개까지 달린다.
남서해안 10여 곳 미만의 한정된 지역에서만 자생하지만, 개체 수는 지천이어서 진도나 해남 등 자생지 야산에 가면 쉽게 만날 수 있다.
자란의 군락지가 형성되면서 안타까운 일들도 생겨나고 있다.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 전영자 회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내리는 숲길에 자란이 군락을 이룬 것을 보고 신비감과 기대감에 부풀었지만 간혹 꺾여 있는 자란을 볼라치면 속이 상한다”며 “하루빨리 훼손되지 않도록 보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전망대 아래 데크에 들어서면 식재료와 약재로 귀하게 대접받는 엄나무가 해안가 절벽 1km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자추, 자풍수, 음나무, 멍구나무, 해동피로도 불리는 엄나무는 어린 잎은 산채로 먹고, 줄기와 뿌리는 관절염, 신경통, 피부병, 만성 간염 및 간장 질환 치료제로 사용되는 등 효능이 탁월하다. 여기에 면역력에 탁월하다는 천문동도 볼 수 있다. 천문동은 하늘의 문을 열어주는 겨울약초라는 뜻으로 몸이 가벼워지고 정신이 맑아져 신선처럼 하늘로 오를 수 있게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한 아래에서 위로만 쳐다봤던 소나무를 데크 아래 해안 절벽에서 내려다보는 절경은 가히 하늘에 별만큼이나 환상적이다. 마치 나무에 별이 박혀 반짝반짝 빛나는 듯한 화려함의 극치다. 더욱이 목포에서는 볼 수 없는 아구장나무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숲 연구가 황호림 씨는 “아구장나무로 보이는 식물은 사진으로 봐서 확실치 않지만 한 번 가서 눈으로 확인해 봐야겠다”며 “목포에서는 볼 수 없는 식물인데 흥미롭다”고 전했다.
거기에 사료 연구에 귀중한 매개가 되는 퇴적층의 흔적도 발견돼 더욱 흥미를 끈다.
매주 산책겸 이곳을 찾는다는 김모 씨는 “그저 무슨 꽃이려니 지나쳤는데 지난주 동행했던 지인이 자란이라고 알려주어 다시 보게 됐다”며 “지자체 차원에서 방치할 것이 아니라 귀중한 정보와 자료들을 시민에게 알려줘 더 관심과 애정을 갖고 보호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안나기자
2020년 5월 13일 제 1047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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