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강의 이어 온라인 회식, 모바일 면접까지 등장
휴가 금지된 군부대 스트레스 해소 위해 영상통화 허용
코로나19로 바뀐 일상
- 코로나 종식 후 가장 하고 싶은 것은 '국내여행' - 광주, 전남 대학 1학기 인터넷 강의 연장 잇따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거리두기가 이제는 일상화가 된 가운데 야외활동이나 단체 활동이 단절되자 코로나 종식 후 가장 하고 싶은 것을 묻는 설문에 ‘국내여행’이라고 답한 사람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일상에 변화가 오면서 코로나 발생 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여가활동은 ‘영상시청’으로 조사됐다. 외출이나 외부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면서 가정에서 영화나 TV를 시청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은 이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곳으로 여겨진다.
얼굴을 직접 맞대지 않는 소통·거래가 늘고 상품·서비스의 디지털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세계 정치·경제 질서가 바뀔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러한 변화는 약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해 이들과 힘 있는 자들과의 경제적·사회적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하면서 대면 접촉을 자제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경조사를 비롯한 크고 작은 일상의 풍경까지 바꿔놓고 있다.
도서관이나 체육·문화·종교 시설 등 다중 이용시설이 문을 닫는 것은 물론 사회 곳곳에서 ‘비대면·비접촉’이 일상화되고 있다. 기업들도 기존의 영업, 근무 형태를 바꿨다.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풍경들이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는 손 소독제가 비치됐다. 코로나 상황의 심각성을 느낀 아파트 주민대표회가 마련해둔 손 소독제다.
엘리베이터에 탄 아이들이 호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무엇인가를 꺼낸다. 아이가 꺼낸 것은 어머니가 바느질 할 때 사용하는 ‘골무’. 버튼을 누르는 부분이 손가락에 직접 닿지 않게 하기 위해 엄마가 준비해줬다.
이쑤시개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아이도 있다. 한 아파트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소독만으로는 부족하겠다 싶어 손 소독제를 비치해 놓았는데 주민들 반응도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는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밥 먹는 모습도 바꿔놓았다.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은 코로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구내식당 내 식탁을 재배치했다. 마주보지 않고 한 줄로 한 칸씩 띄어 앉거나 가림막을 하고 식사한다. 시내 음식점에서도 손님들은 식사 후 포장된 1회용 이쑤시개를 사용하고 있다.
마트나 베이커리에선 시식 상품이 맥을 못추고, ‘테스터’ 사용자로 북적였던 화장품 매장에서도 ‘누가 썼을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테스터 사용이 부쩍 줄었다. 한 유통업체는 코로나 확산에 따른 이용자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 모든 주문 물량을 ‘비대면 언택트 배송’을 실시하고 있다.
택배 배달 역시 “최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고객님의 안전을 위한 비대면 위탁배송이 증가할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문자와 함께 대면 접촉이 아닌 현관 문 앞에 택배를 두고 간다. 모두 코로나로 바뀐 풍경들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각 지역별 시민의 달라진 일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도서관은 비대면 방식으로 책을 빌려주는 무인 자동화기기를 활용하고, 시민들의 문화예술행사에 대한 갈증은 공연장을 찾을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해소시킨다.
▲ 스마트 도서관, 공연은 유튜브 지역의 공공도서관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지난 2월말부터 현재까지 휴관 중이다.
이에 시민들의 독서 활동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대면 접촉은 최대한 지양시킨 대체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공공도서관들은 온라인 기반의 전자도서관(전자책·오디오북 등) 및 특성화 서비스도 선보여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 혼산족·둘산족·캠핑도 늘어 또 등산문화 또한 바뀌었다. 지금까지 국내 등산은 소위 ‘친목’에 기반을 뒀다. 5~6명 이상 지인을 대동하거나 산악 동호회와 함께 대규모 산행을 즐기는 경우가 많았다.
코로나19 이후 이런 분위기는 달라졌다. 혼자 또는 둘이서 마스크를 낀 채 산을 찾는 ‘혼산족·둘산족(혼자 또는 둘이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캠핑 역시 코로나19를 피하기 위한 야외활동 중 하나로 꼽힌다. 캠핑장은 대체로 이용자 간 5~6m 이상 거리를 둔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적합한 야외활동이란 분석이다.
야외활동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아웃도어 업계 역시 이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혼산족과 둘산족이 늘어나면서 업체는 아웃도어 신제품을 출시하고 나섰다.
▲ 온라인 회식에 모바일 면접까지 코로나19의 장기화는 직장 동료들과의 교류 또한 변화를 줬다. 만나지 않고도 회식을 하는가 하면 신입사원 채용 면접도 온라인으로 하는 등 다양한 비대면 시도들이 늘고 있다.
저마다 원하는 메뉴를 앞에 두고 안부를 물으며 직장동료들끼리 온라인 회식을 하기도 한다.
기존 회식에서는 모두가 다 같은 메뉴에 같은 술을 먹어야 하는데 화상 회식을 할 때는 내가 가장 편한 장소에서 내가 먹고 싶은 음식, 내가 먹고 싶은 음료를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차로 끝낼 수 있고 원하면 언제든 퇴장도 할 수 있어 부담이 적다.
모바일 면접방식도 등장했다. 한 IT기업이 개발한 비대면 면접 프로그램을 이용한 모바일 면접 프로그램이 올해 들어 매달 35%씩 기업들이 추가로 문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 군부대서 영상통화 가능 군부대 역시 변화가 왔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휴가 등이 제한되면서 스트레스 받는 병사들을 위해 국방부가 부대 내 영상통화를 허용했다.
국방부는 지난 8일부터 병사들의 영상통화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이번 조치는 코로나19로 장기간 출타가 통제된 병사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영상통화는 평일 일과 후나 주말 동안 부대 내 통제된 장소에서 시행된다. 영상통화 허용시간과 장소는 장성급 지휘관 판단에 따라 부대별로 정해진다.
국방부는 “출타 통제와 예방적 격리를 장기간 지속하는 상황에서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고립감을 해소하고 있다”며 “가족과 소통을 이어가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영상통화도 허용함에 따라 병사들이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가족, 친구들과 영상으로 만날 수 있게 됐다”며 “장병의 스트레스 해소와 안정적인 부대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2월 22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 장병 휴가, 외출, 외박, 면회를 통제했다. 출타 통제는 약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 대학들 1학기 인터넷 강의 연장 광주·전남지역에서 1학기 인터넷 강의를 연장하는 대학들이 잇따르고 있다.
목포대는 재택수업 기간을 1학기 말인 6월 24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5월 5일까지 연장되고, 지역사회 감염확산 방지 등 장기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재택수업 연장에 따라 필수적인 실험·실습·실기 교과목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 대면 수업을 허용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비상대책위원회’가 등교에 따른 자체 방역 수칙 등을 마련해 운영할 예정이다. 또 집중보강 기간을 6월24일 종강 이후 2주간 연장해 할 계획이다. 단, 중간고사는 교원 자율에 맡기도록 했으며 비대면 평가를 준수토록 했다.
동신대학교도 이론교과목의 1학기 전체 수업을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전체 1465강좌 중 이론 교양교과목 235강좌와 전공교과목 592강좌 등 총 827강좌(56.5%)가 1학기 말까지 동영상이나 실시간 화상강의 등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된다. 이론+실습 교과목(386강좌)의 경우 이론 수업은 1학기 종강까지 비대면 수업을, 실습 수업은 5월11일부터 대면 수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실험실습 교과목(252강좌)도 5월11일부터 대면 수업이 진행된다.
앞서 전남대도 재택수업 기간을 1학기 전체로 확대했다. 조선대와 순천대도 무기한 온라인 강의를 결정하기도 했다.
전국의 초중고교들도 온라인 개학을 한 가운데 지난 20일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마지막으로 원격 수업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9일 중3·고3에 이어, 지난 16일 중고교 1∼2학년과 초등학교 고학년이 원격 수업을 시작했고, 오늘 초등학교 1,2,3학년 137만여 명이 온라인 개학으로 학기를 시작했다.
초등 1∼2학년은 다른 학년과 달리 텔레비전을 이용한 EBS 방송 중심의 원격수업을 받는다. 다만 3학년은 상급 학년들처럼 컴퓨터·스마트기기를 사용한 원격수업을 듣는다.
▲ 가장 하고 싶은 것은 국내여행 한편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가장 하고 싶은 것으로 국내여행이 47%로 1위로 꼽혔다. 이어 지인모임(16.4%), 국외여행(15.6%), 영화·공연관람(14.2%), 운동(6.8%) 순이었다.
또 코로나19 발생 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여가활동으로는 영상시청(47%), 가족과 함께(40%)가 1, 2위를 차지했으며, 독서(7%), 홈트레이닝(4%)이 뒤를 이었다.
이와 함께 ‘국내여행을 간다면 어디로 가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에는 강·바다·산·호수 등 자연이 전체응답의 39%를 차지했다. 이어 공원·수목원·휴양림(19%), 낚시·캠핑 등 레저활동(13%) 순으로 야외 장소가 상대적으로 많은 선택을 받았으며, 박물관·미술관 등 전시장(9%), 유명맛집(8%)과 같은 실내장소는 낮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특히 여행지 선정에서 중요한 요소로는 여행객 밀집도(28.5%)가 1위로 선정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변한 트렌드를 알 수 있었다.
관광지 매력도(24.7%), 시설 위생상태(19.5%), 실내·외 여부(12.7%) 등이 뒤를 이었다.
여행 시기 관련 질문에는 응답자의 71%가 코로나19 종식 후 3개월 이내에 여행을 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3개월 이내(41%), 1개월 이내(30%), 6개월 이내(20%), 1년 이내(9%) 순이었다.
경기관광공사는 ‘코로나19로 바뀐 일상생활,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설문조사를 통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총 7일간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에는 총 7577명이 참여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외출 자제 등으로 자연스레 영상시청 같은 실내 활동 시간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나타난 여행 트렌드가 코로나19 이후의 여행 마케팅에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하현기자
2020년 4월 29일 제 1045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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