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인이 나찌문화 변형시켜 홍보하는 것과 다를 것 없어”
목포 예술계 ‘목포관광화투’비판
목포만의 특색을 화투에 담아 관광상품으로 출시된 ‘목포관광화투’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높다.
‘목포관광화투’에는 유달산과 만호진 등 근대역사유산을 비롯해 해상케이블카, 김대중기념관, 목포대교 등 관광지와 남농 허건, 박화성, 이난영, 남진 등 목포의 인물을 화투 48장에 담았다.
이 상품은 컨텐츠 제작업체 비즈플랜 지안에서 제작 출시한 상품으로 제주도를 비롯해 부산과 군산 등지에서 지역 특색을 살린 관광화투를 출시해 지역 유명 관광상품으로 인기몰이를 한 것에 기안해 목포 특성을 살린다는 취지로 개발됐지만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SNS상에 목포 이지호 작가는 “퇴출되어야 할 왜색문화를 그것도 목포에서.. 유태인이 나찌문화를 변형시켜 자국민들에게 홍보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는 비판글을 올려 여론을 뜨겁게 달궜다.
이 작가는 “화투에 등장하는 오동나무는 일본 전통 왕실의 상징물이며 소나무는 일본 예술 공연을 대표하는 가부키 무대에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장식물이다. 또한 휘장, 구름문양, 아이리스는 지금도 도쿄의 상징꽃이다. 한국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플라스틱 화투는 지금은 대부분 한국이 생산하고 있지만 원래 일본의 닌텐도가 제작해 한국에 가장 많이 팔아먹은 제품”이라며 “현재 일본에서도 오락거리로 거의 사용하지 않는 화투를 만들어 그것도 예술이라고 자랑거리로 삼는가? 그것도 목포에서 근대 식민문화유산을 통해 일제의 만행을 교훈삼고 있는 도시에서 말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비판여론은 댓글에서도 뜨겁다. 김양규 목포시의원은 “지자체 차원에서 뭔가 제대로 된 관광상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했다.
Eugene~ 은 “우물안 개구리의 저렴한 발상이 만든 결과네요”라고 했고, 목포대 역사학과 최성환 교수는 “전국적으로 지역화투를 개발해 판매하는 추세라 목포에서 누군가 시도하신 것 같은데, 이미지 구성에 더 신중했으면 싶군요. 차라리 일본느낌을 빼고, 순수 목포풍경이나 구미 같은 음식으로 도안을 했으면 무난했을텐데 아쉬워요. 목포는 식민지시대 유산을 관광자원화하고 있어서 이런 부분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합니다”라고 했다.
목포문화연대 정태관 대표는 “제가 여러차례 지적했듯이 목포시의 총괄적인 문화관광 정책이 일본 식민지 적산가옥 중심으로 콘텐츠화되어 브랜드대표 상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목포사람들의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는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일본 수탈의 상징물은 절대적 가치로 대접받고 목포사람들 저항의 상징물은 소외되고 푸대접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역 예술계는 “저급과 참신함은 다른 차원이다. 창작도 좋지만 어디에 근거를 두고 그 원형을 어디에서 찾는지, 정체성에 의미를 둬야 할 때다. 흥행이나 재미를 쫓다보면 가치와 철학이 자칫 왜곡될 수 있어 신중한 창작의도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안나기자
2020년 4월 22일 제 1044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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