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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김 상 열 <목포남부교회 원로장로>

고등종교가 타락할 때 나타나는 현상
목포투데이 기자 / mokpotoday1@naver.com입력 : 2020년 04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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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종교가 타락할 때 나타나는 현상

이 세상에는 수많은 종교가 있고. 인간들은 많은 종교를 가졌었고. 지금도 가지고 있습니다. 종교학은 고등종교와 하등종교를 구별하는 분기점을 ‘자기부인’ 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해당 종교에 자기부인이 있으면 고등종교, 없으면 하등종교로 분류됩니다. 물론 굿하는 무당도 자기부인을 하기는 합니다. 굿을 앞둔 무당은 자신을 정결케 하기 위해 부부관계를 갖지 않습니다. 

스스로 부정하다고 여기는 것은 절대 만지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무당이 행하는 그런 자기부인이란, 실은 또 다른 욕망의 성취를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것은 자기부인이 아니라 변형된 자기 강화일 뿐입니다. 

종교학에서 말하는 자기부인이란, 영원한 가치를 위한 자기욕망의 부인입니다.
어떤 종교가 표방하는 영원한 가치를 위해 인간의 욕망이 부인되어야 한다면, 그 종교는 고등종교로 간주됩니다. 그러나 자기부인처럼 보이지만 단지 자기 욕망의 성취를 위한 것이라면, 그 종교의 형태에 상관없이 그것은 하등종교에 지나지 않습니다. 

기독교에는 기독교가 추구하는 영원한 가치를 위한 자기부인이 있습니다. 이슬람교와 불교도 있습니다. 그래서 종교학은 이 세 종교를 모두 고등종교로 분류합니다.
그런데 고등종교가 타락하게 되면, 모든 고등종교 타락에 예외 없이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 있습니다.
첫째, 고등종교의 타락은 성직자의 급증입니다. 

고려 말 불교가 타락했을 때, 온 고려 땅이 스님 천지였음은 이미 잘 알려진 역사적 사실입니다. 티베트 라마불교의 타락 시엔, 티베트 남자의 70퍼센트가 승려였습니다. 1979년 회교혁명으로 팔레비 왕조를 몰아낸 회교 최고성직자 호메이니는 스스로 이란 제1의 권력자가 되었고, 그 이후 이란은 회교성직자들의 세상이 되었습니다. 카톨릭이 부패했을 때에도 유럽 대륙에 신부들이 넘쳐났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이처럼 고등종교 타락의 첫 번째 현상이 성직자의 급증으로 나타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너무나도 간단합니다. 그 종교에 자기부인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가치를 위해 자기부인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모든 사람 앞에서, 모든 사람의 본으로 살아가는 구도의 삶입니다.
따라서 자기부인이 정당하게 요구되고, 또 바르게 행해지고 있는 종교라면 성직자가 급증할 리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어느 종교의 성직자가 갑자기 급증한다면 그 종교에 자기부인은 이미 실종되었고, 성직 자체가 모든 사람이 탐내는 세속적 직업으로 타락했다는 증거입니다. 

프랑스 작가 스탕달의 소설 <적과 흑>의 주제가 바로 이것입니다.
1830년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청년들은 적과 흑을 놓고 고민했습니다. 적(赤)은 카톨릭 사제의 붉은 성의를, 흑(黑) 은 판사의 검은 법복을 의미합니다. 

당시 유럽 청년 엘리트들은 자신들의 욕구를 성취하기에 카톨릭 사제와 판사 중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 저울질했습니다. 

카톨릭 사제가 되어서도 얼마든지 권력을 휘두르고 축재와 축첩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기부인과는 전혀 무관한 사제의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형적인 고등종교 타락의 현상이었습니다.
고등종교 타락의 두 번째 현상은 종교기관의 급증입니다. 

갑자기 늘어난 성직자들이 모두 먹고살기 위해서는 그들이 일할 수 있는 종교기관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유럽 교회는 대부분 빈집과 같습니다. 동네마다 예배당 없는 곳이 없지만 예배에 출석하는 교인은 손꼽을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교회가 문을 닫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성직자들이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고등종교가 타락할 때 나타나는 세 번째 현상은 신앙의 기복화입니다.
신앙이란 절대자인 신 앞에서 인간이 변화되어 가는 것입니다. 반면에 미신은, 인간이 자신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자기 소유나 달란트로 신을 달래고 얼러 신을 변화시키려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기 변화 없이 자기 욕망을 위해 신을 변화시키려고만 한다면 그가 설령 고등종교에 속한 자라 할지라도, 그는 자신의 신앙을 미신과 대체한 자요, 그런 자를 가리켜 기복주의자라 부릅니다. 

그렇다면 고등종교의 타락이 수반하는 세 번째 현상이 왜 신앙의 기복화이겠습니까?
고등종교가 타락하면 성직자가 급증하고, 급증한 성직자가 모두 먹고살기 위해서는 종교기관이 급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물론 그들의 생계의 원천은 교인이 부담하는 헌금입니다. 그러므로 각 성직자가 먹고살기 위해서는, 자신이 뜻하는 종교적 업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경우에든 자신이 몸담고 있는 종교기관에 속한 교인들이 떨어져 나가서는 안됩니다. 어떻게 해서든 자기에게 묶어 두어야 합니다. 

이를테면 모든 종교기관이 서로 교인들을 자기에게 붙잡아 두기 위한 경쟁관계가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신앙은 미신과 대체, 기복주의로 흐르게 됩니다. 교인들을 붙들어 두기 위해서는 교인들에게 필요한 바른 진리의 말씀보다는, 교인들의 구미와 욕구에 부합하는 말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 종교가 추구하는 영원한 가치를 단순한 복과 저주의 저차원으로, 성직자 자신의 손으로 끌어내리는 것입니다. 심오한 철학적 사고로 한국인의 정서와 인격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불교가 고려 시대에 타락, 기복주의로 흐르면서 사당화 되었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에도, 불교의 본질과 아무 관련 없는 점쟁이나 무당 집까지 불상을 모셔두고 있습니다. 이제 불상하며, 점쟁이나 무당집의 불상을 먼저 연상할 정도입니다. 유럽 각국은 오랫동안 기독교(카톨릭과 개신고)가 국교였음에도, 자기 유익과 욕망을 위해서는 칼을 휘두르며 무자비하게 서로를 죽였습니다. 

역사적으로 칼의 힘을 의지하고 살던 동네일수록 공통점이 있습니다. 집집마다 예수 상과 성모 마리아 상을 부적처럼 모시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문 위로는 물론이요, 각 방에도 예외 없이 성상을 모시고 있습니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자는 가차 없이 칼로 목을 치면서도, 자신과 자기 가족만은 잘 살기위해 예수 상을 모시고 살았습니다. 철저한 신앙의 기복화입니다. 그런 곳에 진리가 머물 리가 없습니다. 

고등종교 타락의 마지막 현상은 해당 종교의 이해집단화입니다. 본래 표방하던 영원한 가치는 아랑곳없이, 종교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이해집단으로 변질되는 것입니다. 중세 카톨릭이 그랬습니다.
세상의 권력을 휘두르며 왕을 파문시킬 때, 베드로성당 건축을 위해 면죄부를 거리낌 없이 판매할 때, 거기엔 더 이상 진리가 없었습니다. 단지 공룡 같은 이해집단이 있었을 뿐입니다. 

팔레비 축출에 성공한 호메이니는 명실 공히 이란의 삼권을 장악했습니다. 그의 주도아래 제정된 헌법은 성직자에 대한 비방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모든 경찰조직과 정보기관조직이 성직자위원회의 관할입니다. 성직자집단에 조금이라도 해가 되는 사람이나 단체를 발본하기 위함입니다. 

예수님이 이런 말씀을 했습니다. “너는 네 형제 눈에 있는 티끌은 보면서도 어떻게 네 눈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왜 거기에 대해서는 지각력을 갖지 못하느냐는 말입니다. 너희들이 내 말을 따른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너희들의 지성을 갖고 깨달아 보라는 말씀입니다.

2020년 4월 1일 제1041호 15면
목포투데이 기자 / mokpotoday1@naver.com입력 : 2020년 04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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