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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김양규 전 목포시의원
고하도 세월호 생명기억관, ‘기억’을 넘어 대한민국 대표 안전교육 거점으로
2014년 세월호 참사의 깊은 슬픔과 기억을 간직한 세월호 선체가 목포 고하도에 영구 보존되고, 이를 중심으로 ‘국립세월호 생명기억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참사의 아픔을 국가가 기억하고 생명과 안전의 가치를 미래 세대에 전한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사업이다.
하지만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세월호를 단순히 ‘기억하는 공간’에 머물게 할 것인지, 아니면 그 기억을 ‘미래의 안전’으로 연결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현재 계획에는 생명기억관과 함께 안전체험관, 생명공원, 세월호 선체 하우징 등이 포함되어 있다. 방향은 옳다. 다만 2,000억 원이 넘는 국가사업인 만큼 안전체험 기능을 보다 적극적으로 강화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종합 재난안전 교육·체험 거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남긴 가장 중요한 질문은 ‘왜 사고가 발생했는가’에 그치지 않는다. ‘다음 재난이 발생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다.
따라서 고하도 안전체험관에는 해양·선박 사고와 탈출, 화재·소방, 지진, 풍수해, 교통사고, 응급처치 등 실제 재난 상황을 경험하고 대응방법을 익힐 수 있는 실전형 교육 콘텐츠가 필요하다. 특히 세월호 선체와 해양안전 교육을 연계한다면 다른 지역의 안전체험관과 차별화된 고하도만의 국가적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이다. 추모시설은 시간이 지나면서 방문 동력이 약해질 수 있지만, 안전교육은 학생·청소년·교원·공공기관·기업 등 지속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호남권 학생들의 정기적인 안전교육은 물론 전국 학교와 청소년단체, 교원연수단 등이 찾아올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시설과 함께 단체 숙박 등 체류형 인프라를 연계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안전교육과 목포의 역사·문화·관광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묶는다면 고하도는 잠시 들렀다 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전국에서 찾아와 배우고 머무는 안전교육 목적지가 될 수 있다. 이는 숙박·음식·교통·관광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시설을 무조건 크게 만드는 것이 답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크게 짓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많이 활용할 수 있느냐이다. 상당한 국가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건립 이후의 교육수요와 운영방안, 지역 연계효과까지 충분히 고려한 장기적인 설계가 필요하다.
세월호 선체가 고하도에 보존되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기억하기 위한 일이 아니다. 그 기억을 미래의 생명으로 이어가기 위한 국가적 약속이어야 한다.
아이들이 그곳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재난 상황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을 체험하며,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국민이 위기의 순간 타인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행동을 익힌다면 세월호의 기억은 비로소 미래의 안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고하도 세월호 생명기억관을 ‘추모와 기억’에 머무르지 않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안전교육 거점’으로 만들자. 세월호의 아픔을 잊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기억을 다음 세대의 안전으로 이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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