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포럼/ 신 순 호 <국립목포대 명예교수·한국도시행정학회 고문>
아, 너무나 안타까운 무안반도 통합의 기회
목포투데이 기자 / mokpotoday1@naver.com 입력 : 2026년 08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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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신 순 호 <국립목포대 명예교수·한국도시행정학회 고문>
아, 너무나 안타까운 무안반도 통합의 기회
전남·광주는 행정통합을 했는데
무안반도 시·군 통합은 목포권의 가장 큰 현안이다. 전남과 광주는 효율성을 바탕으로 지역의 대변혁에 가까운 발전을 꾀하고자 전광석화처럼 행정통합을 이루었다. 기존의 행정구역과 이를 분리·통할하는 행정체제로는 새롭게 발전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없고, 또 그것을 이뤄내기에도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그 전제였다. 협소한 구역과 소규모 인구에 따른 효과성의 미비, 분리된 행정체제의 칸막이에서 오는 효율성 저하가 그 핵심이었다. 급박한 통합특별시 출범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여기에 더해 ‘3대 메가프로젝트’라는, 전라도 탄생 이후 가장 거대한 규모의 사업을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고 추진의 선봉에 나섰다. 전라도에 이어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가 탄생한 뒤 이만큼 큰 발전의 전기를 맞은 때가 또 있었을까. 그런데 전남과 광주가 이렇게 벅찬 과제와 더 큰 발전을 염두에 둔 통합으로 설레고 있을 때, 통합이 이뤄지지 못해 문제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지역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목포권 시·군의 행정구역과 지역공간구조
무안과 신안 등 수도권과 멀리 떨어진 지역은 주변 중심지(central place, city)에서 더 많은 기능을 충족받아야 한다. 수도권 등 거대도시 인접 배후지역과는 삶에 있어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수요(needs) 충족구조가 다르다. 거대도시와 원격에 있는 농어촌지역은 상대적으로 인접 중심도시에 생활의 여러 부문을 더 의존하게 된다. 따라서 수도권과의 원격에 있는 중심도시는 설령 같은 30만 도시라도 수도권의 같은 규모의 도시에 비해 훨씬 다양한 기능(시설을 자체에 보유하여야만 한다. 각종 교육시설, 의료시설, 생산시설, 문화시설, 상업시설, 관광·위락시설, 복지시설,체육시설, 교통시설, 공급·처리시설 등을 갖춰야만 한다. 이러한 시설은 해당 도시 주민뿐만 아니라, 배후지에 공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대도시 인접 소도시나 배후지는 거대도시에서 모든 기능을 공여받기 때문에 단일기능만을 갖고도 존재해 갈수 있다. 반면 거대도시 인접 소도시나 배후지는 거대도시에서 대부분의 기능을 공급받기 때문에 단일 기능만으로도 존립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거대도시, 특히 수도권과 가장 멀리 위치한 목포 같은 지방 중심도시는 수도권의 같은 규모 도시보다 훨씬 많은 기능을 보유해야만 한다. 그러기에 더 넓은 면적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목포의 도시 면적은 어떠한가. 목포는 51.67㎢로 수도권의 구리시, 과천시, 광명시 등 5개 도시를 제외하면 가장 협소한 편에 속한다. 인구밀도 역시 ㎢당 4,147명으로 매우 높다. 목포라는 거점도시의 도시적 기능은 배후지 주민들도 당연히 함께 공유한다. 강조하건대, 목포 행정구역 내 주민만이 이를 전유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도시라는 삶의 구조가 형성된 이후 세계 어디서나 나타나는 현상이며, 지역 생성 구조의 원리이기도 하다.
무안반도 통합 추진의 실패 양상
우리나라는 1994년 급작스럽게 시·군(도·농) 차원의 행정구역 통합을 시작했다. 이후 전남에서는 통합 필요성이 높아 시도했던 시·군 대부분이 통합을 이루었다. 그러나 통합을 이루지 못한 지역이 목포권이다. 이른바 무안반도 통합이다. 1994년 처음 시도한 이후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목포시와 무안군, 신안군, 때로는 목포시와 신안군의 통합을 두고 주민의사를 물었다. 그러나 모두 실패했다. 지금도 목포시 주민은 물론 상당수 무안군·신안군 주민들 역시 행정구역 통합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다. 여섯 차례 시도 가운데 가장 아쉬운 것은 1994년 첫 통합 시도와 1997년 김대중 대통령 당선 직후 있었던 주민의견 조사 과정이었다. 1994년 첫 번째 조사의 통합 실패는 무안군 지역 주민들의 기존의 안정성과 시지역과의 통합에 따른 불이익이라는 불안감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실패요인은 정책의 부재였다. 시급한 추진에 따른 준비 부족과 제기될 문제에 대한 제도적 뒷벋침이 마련되지 않았다. 한참 뒤에야 농어촌 지역에 불이익을 주지않고 오히려 인센티브을 부여하는 법적 뒷받침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초기에 제도의 부재로 인한 주민들의 생각은 내성(耐性 tolerance)이 되어 제도적 장치 얘기를 해도 이미 방어기제가 더욱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1997년 김대중 대통령 당선 직후의 시도다. 평화로운 여야 간 정권교체를 사실상 처음 맞는 순간이었다. 특히 전라도 주민들의 감격과 기대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웠다. 1960~70년대 개발연대 속에서 소외와 차별의 한을 안고 살아온 사람들이 새로운 세상을 만난 듯 들떠 있었다. 이때 무안반도 통합도 강하게 추진해 결말을 보고자 했다. 그러나 무안군민은 다른 때보다 더 높은 반대율을 보였다. 김대중 대통령 당선 직후, 정치적 권력의 강도가 가장 셌던 시기였음에도 군수를 비롯한 군 지역 정치지도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실질적 유인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아깝다, 놓쳐버린 귀한 통합의 기회
최근에도 또 하나의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쳤다. 목포시장과 신안군수가 거의 동시에 그 직을 잃게 되었던 때가 있었다. 그 시점부터 전남·광주가 행정통합을 이루기 위한 준비 단계, 곧 전남·광주 통합법 제정 논의에 이르기까지가 바로 그 기회였다. 솔직히 말해, 모든 것을 걸고 공천을 받고 선거를 치러 당선된 자치단체장이나 의원들이 자신의 직을 던져버리게 되는 통합을 누가 반기겠는가. 그렇기에 목포시장과 신안군수가 부재 중이던 시기에 주민들에게 보다 정밀한 통합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추진했어야 했다. 더구나 전남·광주 행정통합이 급박하게 진행되던 과정에서 이를 더욱 강하게 밀어붙였어야 했다. 통합이 그렇게까지 지역 발전의 핵심 전제요건이라면, 오래 묵은 목포권 행정통합이야말로 더욱 중요한 것 아니냐는 논리는 충분한 당위성을 가진다. 무릇 어떤 일을 추진하는 데에는 정밀하고 과학적인 상황 분석, 명확한 전략, 최유효한 수단의 선택, 그리고 강한 추진력이 필요하다. 약 1년 전 있었던 목포시와 신안군 자치단체장의 공석은 지역으로서는 안타까운 일이었으나, 역설적으로 통합 추진의 입장에서는 매우 귀한 환경이기도 했다. 죽기 살기로 치른 험난한 선거를 통해 얻은 영광의 자리를 누가 쉽게 내놓고 싶겠는가. 현재의 자리도 자리지만, 현직 프리미엄을 통한 차기의 영광마저 보장되지 않는 통합이라는 변혁을 누가 선뜻 반기겠는가. 이러한 인간적 심리, 선거의 일상화된 속성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다면 이 천금 같은 기회를 그대로 흘려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기회를 놓친 상황을 두고, 목포권 발전을 바라는 일반 주민들의 태도 또한 결코 정당화될 수만은 없다. 그러나 통합 추진을 목표로 결성되고, 자치단체 예산까지 지원받아 온 단체들은 과연 어떤 판단을 했고 어떤 행동을 했는가.
깊이 성찰하고 새로 출발해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말했듯 통합은 지역을 살리고 발전시키는 핵심 요소다. 기존의 분할된 행정체제로는 획기적 발전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고, 효과성과 효율성 모두에서 문제가 생긴다. 그렇다면 목포권은 어떠한가. 가장 협소한 면적을 가진 목포시와, 그 도시 기능을 가장 밀접하게 공유해야 하는 주변지역이 함께 형성된 이곳이야말로 통합의 절실성이 큰 지역이 아니겠는가. 1994년 이후 많은 시·군 통합이 이뤄졌지만, 이만큼 통합이 절실한 지역이 또 있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여섯 차례나 추진했던 통합 시도의 내용에서 핵심 타당성을 뽑아냈어야 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전남·광주 통합이 초동 단계에 들어갔을 때부터 목포권 통합을 강하게 요구하고 정치적 합의를 끌어냈어야 했다. 이 전남·광주 통합 과정에서 이 지역 정치지도자들은 목포권 통합에 대해 어떤 행적을 보였는가. 반드시 밝혀야 한다. 이때 관련 핵심 단체들 역시 무엇을 했고 어떤 역할을 했는지 분명히 따져 물어야 한다. 부가적으로, 지금까지 30년 넘게 이어져 온 목포권 통합 추진 과정을 깊이 있고 과학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형식적인 토론회나 개별 접촉 같은 구태를 되풀이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그 분석을 토대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안군을 비롯한 목포권에는 전남·광주 행정통합을 전후해 지금도 엄청난 현안이 산적해 있다. 군공항 문제, 통합시 소재지, 청사 간 기능 배치 문제, 남악신도시의 위상, 전남·광주 통합의 행정 및 발전 방향에 따른 지역발전계획과 기반시설 배치, 핵심 첨단산업 입지와 배후지역의 역할 등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서도 군공항 문제만 보더라도, 무안군이 홀로 외롭게 주장하는 것보다 통합된 지역의 힘으로 대응했을 때 그 힘과 관철 효과는 얼마나 더 컸겠는가.
너무나 절실한 목포권 행정통합
앞서 살핀 바와 같이 목포권은 어느 곳보다 목포시와 주변 지역의 통합이 필요하다. 목포는 이러한 이유로 끊임없이 통합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 왔다. 통합추진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해 왔고, 목포시도 그 활동을 위해 조직을 두고 시 보조금을 지원해 왔다. 그런데 이처럼 귀중한 시기에 어떤 전략을 세웠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 아쉬움이 크다.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전남·광주가 행정통합으로 새 출발하는 이 시점에, 목포권 시·군 통합이 이뤄지지 못한 아쉬움은 더욱 크게 남는다. 전남·광주 행정통합에 따른 기능 배분과 소재지, 대규모 산업 입지, 각종 인프라 확충 문제뿐 아니라 군공항 이전 문제에 있어서도 통합의 흐름을 타고 정치적·사회적으로 질서정연한 대오를 갖추어 대응했더라면 얼마나 달라졌겠는가. 왜 전남·광주 행정통합은 그토록 필요하다 하여 급박하게 추진되는데, 목포권 행정통합은 그 논의의 주변에도 서지 못했는가. 통합의 당위성을 하나하나 따져보면, 전남·광주 통합보다 목포권 통합의 필요성이 결코 낮지 않다. 도대체 목포권의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지도자들과, 이를 추진하기 위해 결성되어 자치단체 보조금까지 지원받은 단체들은 무엇을 생각했고 무엇을 했는가.
참으로 안타깝다. 전남·광주 통합은 법적 제도 정비와 함께 본격적인 시동을 걸어가고 있고, 목포권 시·군은 다시 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들을 선출해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지금 이 순간, 목포권 행정통합은 지난 실패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새 전략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또 한 번, 지역의 미래를 바꿀 결정적 기회를 눈앞에서 놓치고 말 것이다.
1344호 260805 /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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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투데이 기자 / mokpotoday1@naver.com  입력 : 2026년 08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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