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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전 성 현 광주보호관찰소 목포지소/ 씨앗조차 뿌리지 않는다면, 꽃은 절대 피지 않는다.


목포투데이 기자 / mokpotoday1@naver.com1331호입력 : 2026년 0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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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전 성 현 광주보호관찰소 목포지소

씨앗조차 뿌리지 않는다면, 꽃은 절대 피지 않는다.

우리 대부분은 소년범들의 반복되는 비행, 일탈 등에 대해 교화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아무리 어르고 달래며 때로는 혼을 내고 벌을 주어도 어차피 반복될 것’이라는 단정이다.
소년법상 만 19세 미만의 소년 중 범죄나 비행을 저지르고, 가정법원의 재판을 거쳐 보호처분 2호(수강명령)를 받아 오는 소년범들의 교육을 집행하는 나조차도 공직에 입문하기 전에는 막연히 가졌던 질문이었고, 그 당시 스스로가 내렸던 결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 막연한 예상과는 전혀 다른 장면을 마주하게 되었다.

어느 가을, 신고 당시 첫 면담 때부터 냉소적이었던 한 소년은 ‘어차피 또 돌아오게 될 것’이라며 내게 무심히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또한 수강명령 집행 당시에도 교육을 진행하는 내 시선을 냉담히 피하기 바쁘고, 조용히 그저 시간이 지나가길 바라는 듯했다.
그러나 단 한 명만이라도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다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하는 게 내 직업적 사명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각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그저 묵묵히 하고 싶었던 말을 들어주기 위함이었다.

물론 수강명령을 듣는 대상자 중 대부분은 끝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최대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노력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수강명령 첫 번째 날이 거의 마무리될 무렵 제일 먼저 내게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찾아온 소년이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첫 만남 때부터 어차피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자조했던 그 소년이었다.
그는 자기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삶을 살아오며 느꼈던 것들, 경험했던 것들. 보고 들었던 것들, 그리고 그때 느꼈던 여러 감정들을 내게 이야기해 주었다. 그 속에서 나는 그 소년에게 때로는 공감해 주고, 때로는 위로해 주며 경청했다.
긴 이야기가 끝나고, 문득 바라본 그 소년의 얼굴에서 냉소는 온데간데 없었다. 비록 그 짧은 시간이 소년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상대가 있다는 점만으로도 자기도 모르게 변화의 씨앗을 뿌린 셈이었다.
이어지는 수강명령 집행 속에서 그 소년의 태도는 조금씩 바뀌었다. 냉소와 무관심만 보이던 그 소년이 조금씩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모습을 보인 것이었다. 비록 수강명령이 모두 종료될 때까지 그 태도가 엄청난 적극성으로 바뀌지는 않았지만, 이미 뿌려진 변화의 씨앗이 조금씩 개화하기 시작한 것만으로도 나는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졌다. 이를 통해 나는 적어도 누군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대화를 시도할 때, 자그마한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았다.

우리는 종종 소년범을 ‘처벌받아야 할 대상’으로만 바라본다. 물론 그들이 저지른 행동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가 마땅히 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을 단순히 낙인찍고 배제하는 방식이 과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는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낙인과 배제가 이 모든 것을 막을 수 있을까. 혹시 이것들로 하여금 깊은 곳에 있는 변화의 씨앗이 꽃피우지 못하고 영영 묻혀버리는 것 아닐까.
목포투데이 기자 / mokpotoday1@naver.com1331호입력 : 2026년 0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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