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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식물 야당 호남정치 복원 가능성 보인다
2014년 12월 06일 [목포투데이]
목포투데이(www.mokpotoday.com) 제774호(2014. 12. 3. 6면)

“당권-대권 분리, 비노-친노 종식”문재인 압박 효과

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에서 당권 도전을 밝힌 박지원 국회의원이 호남정치 복원을 통한 당권 장악 가능성에 한발 앞서가고 있다.
실제 박 의원은 당내 각종 여론조사에서 강력한 당권 유력 후보로 거론된 문재인 의원에 3-4% 정도 앞선 여론 지지율을 얻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의원의 높은 지지기반 뒤에는 정권을 교체하고도 홀대만 받아왔던 호남을 끌어안는 호남정치 복원론 탄력을 받으면서 지지기반이 견고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야권 바닥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호남을 향한 새정치 민주연합 차기 당권 주자들이 줄줄이 호남行을 선택해 우위를 선점하려는 모양새지만 호남 방문 직후 여론이 박 의원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호남은 정권교체라는 대의 명분을 위해 ‘특정 계파와 특정 지역 출신을 넘어선 후보’를 선택해 바람을 몰아왔다.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의원이 대통령 후보로 선출될 수 있게 한 동력을 만든 진원지가 바로 광주 민심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늘 ‘호남 소외’, ‘계파 갈등으로 인한 대선 참패’, ‘당내 호남출신 배제’ 라는 참혹한 정치 현실에 놓이면서 친노에 대한 호남의 민심은 급랭했다.

표를 주고도 제 몫을 찾지 못한 호남의 정치적 상실감은 ‘고 김대중 대통령의 통합형 리더십을 가진 정치인’, ‘야당다운 투쟁성을 가진 야당을 이끌 정치 경험자’, ‘호남 출신 정치인’이 필요하다는데 여론이 몰리면서 박 의원 당대표 적임자론으로 힘이 실리고 있다.
박 의원은 출마를 결심한 직후 ‘호남정치 복원론’을 외치며 ‘친노-비노의 무한 대립을 깨는 정치 혁신’, ‘당권과 대권 분립’ 등을 주장하며 호남의 민심을 결집하는데 주력했다.

또 최근 ‘식물 정당’, ‘존재감 없는 야당’이라는 오명속에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 내지 못한 무능한 야당에 대한 실망감은 정보력과 경륜을 가진 싸움을 잘 할 수 있는 현명한 리더의 필요성으로 발현돼 박 의원이 탄력을 받게 된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는 차기 대권을 향한 길목에서 당의 지지 기반을 끌어올리고 존재감을 알리는 것이 최대의 관심사로 부각되는만큼 등돌린 민심을 세워줄 지략을 갖춘 당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위기감도 맞물려 있다.

박 의원이 당 원내 대표를 맡을 당시 국민들의 야당 지지율이 높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도 이런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박 의원이 야당 원내대표를 맡을 당시 야당 특유의 투쟁성과 강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여당의 허를 찌르는 순발력이 가장 돋보였던 르네상스 시기였다는 여론이 확산되는 것도 이런 이유이다.
국회에서 가장 고령의 나이, 비노계지만 박 의원이 주목을 받는 이유도 바로 그가 가진 정보력과 폭넓은 국정 경험에 따른 경륜의 리더십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박지원의 입을 보면 정국의 흐름을 알 수 있다”는 정치인들의 발언은 박 의원이 가진 본능적인 정치 감각의 우월성을 잘 설명하는 말이기도 하다.
실제 박 의원은 다양한 정보력과 인맥을 동원해 청문회마다 청와대 낙하산 장관을 낙마시켰고 최근에는 카카오톡 감청 논란으로 여권의 허를 찔렀다.
또 박근혜 정부의 실체인 정윤회 국정개입 정황증거로 정국을 뒤흔들며 그가 가진 정치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 박지원 2강 속 정세균 도전
현재 공식적으로 당권 도전 의사를 내비친 주자는 광주 광산갑 김동철 의원뿐이지만 친노 그룹의 좌장인 문재인 의원이 28일 광주와 나주를 방문하면서 사실상 출마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여기에 범 친노 진영의 정세균 의원도 당권 도전을 시사했지만 위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지적이다.
문 의원을 대신할 적임자로 주목을 받으며 당내 지역주의 타파의 상징인 김부겸 전 의원과 텃밭인 호남에서 현장 투어를 펼친 정동영 상임고문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기에 지난 27일 광주에서 사단법인 동북아전략연구원 부설 ‘호남의 희망’ 개소식을 연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도 추후 당내 개혁안의 여부에 따라 출마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호남 중진으로 포함된 정동영 의원 등 중진들의 움직임 또한 활발하다.
하지만 역시 박 의원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고 있는 문재인 의원의 출마여부다.

친노계 일각에서 문 의원의 당 대표직 수행이 차기 대권행보에 오히려 흠집을 낼 것이라는 염려를 보내기도 하지만, 현재로서는 출마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권과 대권이 분리될 경우, 문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는 유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문 의원의 당권 도전은 비노 및 중도 진영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호남을 상징하며 국정을 연일 뒤흔드는 박지원 의원은 호남에서 확실한 당심을 확인하고 자신감을 얻고 있다는게 중앙 정계의 분석이다.
특히, 문 의원이 당권보다는 대권 도전으로 방향을 틀 경우, 박 의원은 호남과 중도 진영은 물론, 친노 일부의 지지를 바탕으로 강력한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차기 정권 창출을 위한 박지원 의원의 ‘역할론’도 당원들을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호남에 일방적 희생 강요 말라  
故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사실상 호남 전체를 대변하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26일 “7년 동안 반복되고 있는 ‘친노-비노’의 무한대립 구도를 깨는 것이 최고의 정치 혁신”이라고 주장하며 문 의원을 견제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전남대 용봉홀에서 열린 민생평화광장과 전남대 5·18 연구소 주최 초청 특강 ‘호남정치 복원,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주제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반기문 대망론과 안철수 태풍의 진원지가 호남이고,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의 당선에서 볼 수 있듯이 호남 민심이 새정치민주연합에 준엄한 경고를 하고 있다”면서 “호남 민심은 독점과 분열을 끝내고 정권교체의 희망을 제시하는 통합의 리더십을 갈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러한 상황에서 더 이상 호남인과 호남 당원들에게 당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거나 호남 정치를 복원한다는 명목으로 분열을 부추기는 것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며 “호남 정치는 지역주의 부활 또는 호남패권주의가 아닌 ‘약무호남 시무국가’의 정신, 즉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는 무한 책임, 무한 헌신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부제목: “당권-대권 분리, 비노-친노 종식”문재인 압박 효과

/박근영기자


역대 선거, 호남표심 승패 좌우

호남은 새정치연합 내에서 권리당원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영향력이 막강하다. 이곳 민심을 잡지 못한다면 문 비대위원이 주창해 온 공천제도 개혁이나 ‘네트워크 정당론’ 등을 밀어붙일 동력을 아예 얻지 못할 수 있다. 심지어 당 대표에 오른다 해도 ‘호남신당론’에 지속적으로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지지기반이 강했던 손학규 전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한 수정의사를 피력했다가 호남 민심이 등을 돌려 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안철수 전 대표도 지난 3월 당 정강정책에서 5·18민주화운동을 제외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호된 역풍을 맞았다.당내 역학구도와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친노(친노무현)계가 호남 민심을 얻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친노계 좌장이었던 이해찬 전 대표의 경우 2012년 5월 광주·전남지역 당 대표 경선에서 3위에 머무른 바 있다.

또 친노계 서갑원 전 의원이 지난 7월 전남 순천·곡성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에게 패배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호남의 반(反)친노 정서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당권 경쟁자인 박지원 비대위원 등은 공공연하게 “호남 민심이 친노 진영에 대해 곱지 않다”며 반노 정서에 불을 지피고 있다.

그러나 문 비대위원 측은 호남이 2012년 대선후보 경선 때와 같은 선택을 해주리라 기대한다. 당시 문 비대위원은 광주·전남 지역 순회 경선에서 압도적 지지(48.48%)를 받았고, 전북에서도 1위를 지켰다.

문 비대위원 측 관계자는 “지금까지 호남이 야당 대권주자를 버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출마한다면 호남 당원들이 전략적 선택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민주당 대선 후보 광주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부제목: 역대 선거, 호남표심 승패 좌우

                  /박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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